류현진. (게티이미지 제공)
7회까지 투구수는 104개. 게다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어 무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류현진(26, LA 다저스)은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물론 마운드에서 던진 공은 없다.
그렇다면 왜 류현진은 굳이 마운드에 올라왔을까.
2-1로 다저스가 앞선 8회말 류현진에 마운드에 오르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루스 보치 감독은 투수 히스 헴브리 대신 브렛 필을 타석에 세웠다. 선발 맷 케인에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의 타석이라 당연한 교체지만, 문제는 좌완 류현진을 겨냥해 오른손 타자 브렛 필을 냈다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가 필을 대타 내자마자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기다렸다는 듯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교체였다. 결국 류현진은 8회말 마운드에서 서성이다가 공 하나도 던지지 않고 벤치에 들어갔다.
1점차 살얼음 리드 상황에서 상대 대타를 한 명이라도 소모하겠다는 매팅리 감독의 작전이었다.
류현진 대신 마운드에 오른 것은 우완 브라이언 윌슨.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오른손 타자 필 대신 왼손 타자 그레고르 블랑코를 세웠다. 결과는 삼진. 류현진에게 마운드를 넘겨 받은 윌슨은 삼자 범퇴로 8회말을 막았고, 마무리 켄리 젠슨이 9회말 무실점으로 2-1 승리를 지켰다.
조금 귀찮지만 마지막 작전까지 완수하고 마운드를 내려온 셈이다. 7이닝 1실점 호투와 함께 여러 가지로 팀에 도움이 된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