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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사퇴 속내는?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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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공약파기론 부담스러워하자 진영 "와전됐다" 진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사퇴설이 나돌고 있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사퇴설을 인정한 그는 "복지부가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출국 중인 진 장관은 24일 사우디 현지에서 사퇴설에 대해 "보름 전에 그런 생각(사퇴)을 하고 주변에 말한 것은 맞다"고 사퇴설을 인정했다.

하지만 사퇴 이유에 대해서는 기초연금 등 복지 공약 후퇴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세간의 해석을 부인했다.

진 장관은 "서울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나와 당황스러운데 공약 이행 책임을 느껴서 그렇다느니 이런 건 너무 와전된 것이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기초연금 공약 후퇴로 장관이 사퇴하는데 대한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진 장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26일 발표되는 기초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을 준다'는 원안에서 크게 후퇴해 '소득하위 70% 노인에게 차등지급한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

진 장관이 기초연금 후퇴에 대통령 대신 책임지려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지만 본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진 장관은 진짜 사퇴 이유에 대해서 "복지부 장관으로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진 장관은 "나에게 기대가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복지부 장관으로서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면서 "해보고 싶은 게 많은데 예산은 기재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행부가 꽉 쥐고 있고, 복지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강조했다.

기재부의 예산 압박으로 복지 정책 실행이 어려웠고, 사회복지 공무원 인력이 부족한데도 안행부의 입김에 충원할 수 없는 열악한 현실이 사퇴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진 장관은 최근 사적인 자리에서 여러차례 "복지부에 와 보니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해왔다.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진 장관은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인수위 부위원장 등 주요 요직을 거치면서 총리 후보로도 거론된 정권의 핵심 인물이다.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돼 대통령의 복지 공약을 추진하는 실세 장관으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추진한 진주의료원 폐업 과정에서 중재에 나섰지만 실패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도한 무상보육 논쟁 등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장관이 "복지부가 할 수 있는게 없더라"고 발언한 것은 그만큼 현 정부에서 복지 제도 시행 여건이 열악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권이 '증세없는 복지'를 고집하는 상황에서는 정책 수행이 도저히 불가능했다는 것을 장관 스스로 고백한 셈.

기초연금의 경우 기재부의 예산 압박에 수차례의 후퇴를 거듭했고, 최종안을 다듬는 과정에서도 청와대와 수차례 마찰을 빚었다.

복지부 내부에서는 "여건도 안되는데 옥동자를 낳으라고 한다"는 한탄이 나오기도 했다.

항간에 나돌던 청와대 일부 세력과의 갈등설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진 장관은 25일 입국하는데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진 장관의 사퇴를 부담스러워하는 상황에서도 본인이 직접 사퇴설을 인정한 만큼 공식적인 사의 표명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퇴의 변이 '복지부의 무력감'인 만큼 청와대가 부처에 힘을 실어주는 조건으로 이를 반려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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