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의 전경
중국 고대 4대 문명이 시작된 황하강 하류에 위치한 제남은 산동성의 성도다. 제남은 산동성의 상징인 중국의 5대 명산인 태산과 공자의 고향 곡부가 인접해 있어 해마다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72곳의 샘터에서 분출되 나오는 달콤한 샘물은 태산의 기운을 고스란히 전달해 준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 이로다 /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의 시조만으로도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태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산을 오르내렸는지 산을 오르는 돌계단과 손잡이들은 광이 날 정도로 반질반질하다. 태산은 중국의 오악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자 예로부터 중국인들이 가장 성스럽게 여겼던 산이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역대 중국의 왕들은 이곳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며 지금도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수많은 이들이 태산에 올라 평안을 구한다.
태산 입구에서부터 오르는 관광객들의 두 손에는 나무지팡이가 쥐어져 있다. 마치 태산 등반의 필수품인양. 태산초입에 들어서니 등반 하는 길이 두 가지 코스로 나눠져 있다.
태산을 오르는 첫 번째 코스인 어도
첫 번 째 코스는 비교적 잘 닦여져 있는 등산로로 약 7000 여개의 계단을 이용해 7시간 정도를 걸어서 등반하게 된다. 홍문에서 시작해 남천문을 지나 정상인 옥황정까지 9.5킬로미터를 오르는 이 길은 공자가 태산을 오를 때 이용한 길이다. 고대 제왕들이 태산에 오를 때도 대다수 이 길을 따라 올라 '어도'라고도 불리운다.
태산의 가장 높은 자리인 옥황정을 향해 이어진 돌계단을 하나씩 밟고 오르다보니 계단 주변으로 약 1000여 개에 달하는 바위에 새겨진 석각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지만 돌계단을 오르다 보니 쉬엄쉬엄 그 뜻을 품고 가기에는 너무도 가파른 각도에 본능적으로 속도가 붙어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두 번째 길은 단기 속성 코스로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약 20분 정도 산 중턱에 오른 뒤 10분 정도 케이블카를 이용한다. 케이블카의 가파른 높이와 아찔한 속도에 정신을 차리기가 쉽지 않다.
특히 경사가 너무 가파른 탓에 이대로 하늘에 닿을 것만 같은 짜릿한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하늘거리를 1시간 정도 오르면 길 곳곳에 수천 년에 걸쳐 생성된 암벽과 수백 개의 비석을 만난다. 시대의 왕들이 개성 강한 서체로 글귀를 새겨 당시 제왕들의 강한 위상을 느낄 수 있다.
태산 정상에 들어서니 우선 낮은 온도가 태산의 높이를 실감케 한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청량한 바람에 모두 식을 무렵 옥황상제를 모시는 사당에 도착한다. 옥황상제는 하늘의 중심에서 우주만물을 지배하며 하늘과 땅 그리고 물의 모든 신을 다스리는 최상의 신이다.
태산 옥활정 입구의 무자비와 자물쇠
옥황정 입구에는 태산에 오르니 그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글로 표현 할 수 없어 아무것도 새기지 않았다는 '무자비'가 새워져 있다. 최고의 칭송이다. 말을 잃어버린 풍광. 그러나 옥황정에 들어서는 순간 표지석 주변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자물쇠가 겹겹이 걸려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무자비에서 느낀 감동이 아주 조금은 퇴색됐지만 하늘아래 세상이 이처럼 자물쇠처럼 얽혀 있기에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Travel Tip : 태산의 입장료는 127위안이며 태산 입구에서 중천문까지는 셔틀버스(펀도 30위안)가 운영된다. 중천문에서 남천문까지 연결된 케이블카의 이용료는 편도 80위안, 왕복 140위안에 이용할 수 있다.
◈ 또로록. 또로록. 진주알 같이 영롱한 물방울들의 작은 축제
중국에서 5A등급 환경구를 만나기 위해서는 보물지도를 찾듯 작은 마을들을 두루 거쳐 산속을 이리저리 헤매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제남의 표돌천 공원은 도시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생각지 못했던 보너스를 받은 것처럼 반갑다. 특히 표돌천 공원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국제예술광장' 바로 앞에 자리하고 있어 명승지를 찾는 여행객들에게 두 배의 감동을 선사한다.
우연일까 아님 행운일까 기자가 도착한 날 표돌천 공원 입구는 새빨간 리본의 장식과 축하의 꽃을 든 시민들이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난달 19일 중국 국가에서 표돌천 공원을 5A등급 환경구로 지정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해 들었다. 5A등급은 중국에서 지정한 최고의 명소로 중국 전체에서 약 60개정도가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북경의 자금성과 만리장성 그리고 상해의 동방명주가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 있는 5A등급 관광지다.
분수처럼 솟아 올라 작은 파도를 만들어 내고 있는 표돌천
◈ 세 갈래의 작은 물줄기가 단단한 땅을 뚫다
태산이 머금은 빗물이 지하로 흘러 내려 물줄기를 이룬 후 두꺼운 땅을 뚫고 세 갈래로 뿜어져 나온다.
분수처럼 솟아올라 작은 파도를 만들어 내고 있는 샘물이 놀라움을 넘어 경이롭다. 자연의 위대함은 어디까지일까? 자연의 샘물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아 한참을 바라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손을 넣어 보고 싶다는 본능이 자극한다.
공원을 찾은 중국 현지인 관광객은 '막 장마가 끝난 시기여서인지 기존의 샘물보다 그 힘이 2배 정도는 돼 보인다'면서 '5A로 지정돼 더 힘 있게 올라오는 것이 아닐까?' 라고 조심스레 자랑 섞인 어조로 답변했다. 예로부터 제남시는 집집마다 샘물이 솟구치고 맑은 물이 풍요로워 농경과 축산이 발달된 탓에 중국인들의 양식 대부분이 이곳에서 재배 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