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기자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정책적으로 출시했던 서민금융상품들에 최근 대대적인 손질을 가했다.
'MB 색깔 지우기'란 해석도 있지만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된다.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의 이름만 보더라도 난립한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었다.
금융위원회 이해선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은 "유사한 상품들간에 지원 기준 차이 등으로 인해 수요자의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서민금융상품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2'는 출시 20여일이 지났지만 4개 은행의 판매 실적이 모두 26건에 불과하다.
은행별로는 지난 11일 현재 국민은행 5건(2억1000만원), 신한은행 11건(6억7400만원), 우리은행 4건(2억4000만원), 하나은행 6건(4억1500만원) 등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담과 문의가 많은 것으로 보아 추석 이후에는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다.
지난 4월 출시된 월세대출 상품의 실적은 더욱 초라하다.
신한, 우리은행에서 모두 10건, 1억원 미만이 대출되는데 그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국민과 하나은행은 실패 상품으로 보고 출시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의욕과 달리 정부의 기획 상품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는 이유는 탁상공론 행정과 보여주기식 한 건 주의 때문이다.
정부가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2'의 후속편으로 내놓을 '목돈 안 드는 전세대출1'이 대표적인 사례다.
어느 집주인이 세입자를 위해 자기 주택을 담보로 맡기겠느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시장의 반응은 벌써부터 회의적이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정책 선전을 위해 기획된 상품이다보니 시장의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따라서 시장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