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의 가짜 석유 원료공급 조직과 제조 조직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윤활유의 기본원료인 윤활기유 255만 리터를 공급해 가짜 경유 1,275만 리터를 제조하도록 판매한 전국 최대 규모 윤활기유 공급조직 김모(55) 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또, 창원과 경기, 경북지역에 용제 등 가짜 휘발유 원료 357만 리터를 공급해 가짜휘발유 714만 리터를 제조하도록 판매한 혐의로 용제 전문 공급조직 신모(55) 씨 등 9명도 검거했다.
이와 함께, 경남과 부산 등의 8개 주유소에서 가짜 등유 89억원 어치를 판매한 최모(41)씨 등 주유소 업주 19명을 포함해 모두 41명의 가짜 석유사범을 검거 이 가운데 19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1명을 뒤쫓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시 동래구 윤활유 도소매업체에서 가짜경유의 핵심원료인 윤활기유를 받아와 탱크로리 기사 강모(55) 씨를 통해 주유소와 가짜경유 제조업자들에게 모두 200차례에 걸쳐 윤활기유 255만 리터를 운송해 가짜경유 1,275만 리터, 시가 220억 상당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포항의 한 주유소에서 직접 가짜경유 36만 리터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김 씨에게 윤활기유를 받은 주유소 업주 등은 윤활기유와 등유 등을 일정비율로 혼합한 다음, 정품경유처럼 보이도록 색소를 첨가해 가짜 경유를 제조·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주유소 업주 방모(53)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가 군부대 내에 위치해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단속기관의 점검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가짜휘발유 판매하고, 가짜경유 제조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가짜휘발유 원료공급조직 총책인 신 씨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톨루엔·메탄올 등 12만 5천리터를 창원 북면지역 제조공장에 운송해주는 등 모두 143차례에 걸쳐 톨루엔 등 355만 리터를 공급해 가짜휘발유 710만 리터, 시가 137억7천만원 어치를 제조하도록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모두 5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포폰과 차명계좌, 가명은 물론, 점조직으로 활동하고, 구매과정을 3∼4단계로 복잡하게 구성해 단속을 피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 북면지역 가짜휘발유를 만들어 오던 조직도 붙잡혔다. 설모(35) 씨 등 4명은 빈공장을 빌려 물건보관 창고로 위장한 뒤, 88만 리터의 가짜휘발유를 만들어 탱크로리 차량 채로 구매자가 원하는 장소에 가져다 주는 일명 '차치기' 방법으로 판매했다.
이들은 구속될 경우를 대비해 변호인 선임비용과 사례비도 책정해놓고 바지사장 역할도 정했다.
◈ 주유소에 버젓이 판매…제조 쉽고 막대한 이득 올릴 수 있어
가짜 기름은 길거리가 아닌 주유소와 저유소에서도 버젓이 팔렸다. 경찰은 경남 김해와 부산 등의 8개 주유소에서 가짜 기름을 판 업주 19명이 붙잡혔다. 경기도 동두천의 저유소에서도 가짜휘발유를 만들어 팔던 제조업자가 구속됐다.
가짜 경우는 리터당 387원에서 최고 447원의 마진을 남겼고, 가짜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498만원에서 1,049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주유소에서 판매할 경우,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을 더 챙길 수 있었다.
경찰은 이번 수사로 길거리 판매점과 가짜휘발유 제조조직과 원료공급조직, 탱크로리 기사, 전국 최대 규모 윤활기유 공급조직과 가짜경유 주유소에 이르는 전국적인 연결고리를 밝혀냈다.
특히, 현행법상 윤활기유는 석유제품이지만 감독기관에 대한 수급상황이나 가격보고, 품질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전국적으로 가짜석유 원료로 대량 유통되는 등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이 확인돼 관련 법의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석유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제조가 가능하며 세금이 정품의 절반에 가까워 탈세만 성공해도 막대한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구조로, 가짜석유 제조와 유통에 따른 탈루세액 규모가 연평균 1조900억원으로 지하경제의 주축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철저한 수사와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