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국, 맞은 만큼 맷집도 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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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금융위기 희박한 이유

(더스쿠프 제공)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9월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되면 투자자금의 유출이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몇번의 위기를 겪으면서 신흥국의 펀더멘털도 개선됐다. 위기에 맞서는 내성(耐性)이 강해졌다는 얘기다. 신흥국의 금융위기의 영향과 확산 가능성을 분석해 봤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 축소를 앞두고 있다. 지속적인 불안요소로 지목되던 중국의 경기부진 우려도 하반기에는 다소 완화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는 이런 기대감을 식히기 충분했다. 지난 5월 미국의 출구전략 축소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대부분의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일어났다. 일부 신흥국으로 투자자금이 다시 유입되기는 했지만 국가간 차별화가 나타나 2차 충격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의 자금은 5월 이후 지속적으로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상수지 누적 적자와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나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추가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국제 투자자금의 유출은 자국의 주식시장은 물론 통화시장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인도 루피화는 8월 23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6.8%가 평가절하됐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도 같은 기간 13.3% 절하됐다.

중국의 위안화가 1.8% 평가절상됐고 한국·태국·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국가는 4% 내외의 절하율을 기록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우려할 만한 일이다. 특히 금융위기가 다른 신흥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는지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더 큰 충격을 받은 이유는 최근 지속적으로 경상수지의 누적적자를 기록해서다. 또한 낮아진 경제성장 모멘텀의 영향으로 경상수지 적자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도 충격의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더스쿠프 제공)

 

인도는 2005년 이후 경상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GDP대비 5.3%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아시아 개발은행(ADB)은 7월 수정 전망을 통해 아시아 주요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을 6.6%p서 6.3%로 하향 조정했다. 4월 보고서에서 6.0%로 예상했던 인도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5.8%로 낮췄다. ADB는 인도의 통화가치 하락, 투자와 산업생산의 부진 등을 하향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인도네시아의 GDP 대비 경상수지 비중도 2000년 이후 점차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2.8%를 기록하며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발표된 인도네시아의 2분기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98억5000만 달러에 달한 점이 시장의 불안감을 확대시켰고, 지속적인 물가상승에 따른 내수부진 등의 이유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처럼 경상수지 누적 적자를 보이는 신흥국의 자의적인 통화정책 효과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공급한 막대한 유동성의 유입은 경상수지 적자를 확대시키고 물가상승을 부추겼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출구전략과 같은 선진국의 유동성 축소 정책이 시행된다면 막대한 투자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금의 유출은 주식시장과 통화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져 불확실성을 확대시킬 수 있고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이에 따라 신흥국 금융 리스크 부각이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과 주변국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볼 필요성이 있다.

과거부터 선진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글로벌 신흥국의 금융위기는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아시아 신흥국과 그 위기를 함께했던 경험이 있다. 또한 이런 위기의 전이 정도는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은 올해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 경기의 회복세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것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원칙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첫번째로 아시아 신흥국가의 자본유출은 미국 출구전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자본유출이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몇차례 선진국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자연스럽게 개선 과정을 거쳤다는 얘기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이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신흥국의 흔들림도 예전보다는 다소 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글로벌 신흥국이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당시 대부분의 국가는 적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었다. 게다가 단기부채에 의한 대외부채 비중이 높은 상황이었다.

◈선진국 통화정책에 반복되는 금융위기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다르다. 현재 인도의 외채규모는 3900억 달러로 외채대비 외환보유액의 비중은 67%정도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외채 대비 외환보유액이 77%인 점을 생각해 본다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더스쿠프 제공)

 

인도네시아의 외채규모는 2500억 달러로 외채대비 외환보유액의 비중은 약 38%를 나타내고 있다. 다소 낮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인도네시아의 외채규모가 최근 몇 년간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이었다는 점과 GDP 대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금융위기로의 확산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뒷받침 하고 있다.

두번째로 신흥국의 위기가 국내로 전이될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국내 경제에 미칠 직접적 영향과 신흥국 금융위기 발생이 국내에 미칠 영향으로 나눠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판단이다. 국내 경제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과 달리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인 물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외환보유고와 단기외채도 양호한 수준으로 국내 경기 펀더멘털은 다른 신흥국가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평가 할 수 있다.

미국 출구전략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5월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금세 안정을 찾았다. 게다가 중국·홍콩·싱가포르 등의 환율은 크게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신흥국이 동반 침체를 겪는다면 국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터키·남아프리카 공화국 중 일부 국가만이 경제 위기에 처한다면 국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출비중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부분은 중국이 차지하고 있어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합쳐도 국내 수출 비중의 4.7%에 불과해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Fed의 출구전략은 기존 시나리오에 따라 연내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일부 신흥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금융위기가 전체 신흥국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태다. 또한 신흥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강세가 지금보다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낮다.

미국 달러화가 선진국 통화와 비교했을 때 강세를 보이지 못한다는 점과 글로벌 경제 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가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유동성 유출에 의한 신흥국의 위기가 금융위기로 확산되거나 국내 등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 회복기로 접어든 유로존도 단기적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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