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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 안 주고 '파격' 회원모집…유명 헬스장 '먹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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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휘트니스' 사례와 유사…직원들은 '벙어리 냉가슴'

(이미지비트 제공)

 

서울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헬스장 직원들이 몇 달째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경영진은 '공격적 마케팅'을 벌이고 있어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일부 지점에는 차압 딱지가 붙을 정도로 회사 운영 자체가 불안정한데도, 지점마다 '파격 할인'을 내세우며 회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

'서울 최대 규모'로 알려진 유명 프랜차이즈 헬스장 강사 A 씨는 얼마 전 만기를 코앞에 두고 적금 통장을 깼다. 지난 5월부터 임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안의 가장 노릇을 하는 A 씨는 월급이 밀리면서 자동차 할부금은 물론, 부모님 생활비조차 못 드리게 되자 결국 대출까지 받기에 이르렀다.

"사측에서 일주일내로 준다고 해서 처음에는 친구들한테 조금씩 빌리며 버텼다"는 A 씨. 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월급 통장은 그대로였다.

사측에서는 아무런 이유나 해명도 없었다. 매번 "일주일 내에 주겠다,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꼭 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A 씨는 "일주일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며 "언제 들어올 지 모르는 월급만 기다리며 통장만 쳐다보고 있다"고 했다.

◈최대 규모 헬스장, 알고보니 '속 빈 강정'

A 씨가 소속된 헬스장은 8개 직영점에, 지점당 1000명 이상의 회원을 가진 대형 헬스장이다. 연간 회원권은 대략 200만 원선이다.

하지만 속은 곪을 대로 곪아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얘기다. A 씨는 "직원 한 명당 넉 달간 밀린 임금을 평균 500만 원으로 잡아도, 총 체불 임금은 10억 원을 거뜬히 넘길 것"이라고 했다.

더 심각한 건 일반 직원들뿐 아니라 관리자들 또한 임금을 전혀 못 받고 있는 데다, 회사 경영 상황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초 일부 지점에는 차압 딱지까지 붙었다.

회사 한 관계자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저 또한 직원일 뿐이라 월급을 못 받았다. 이유는 저도 모른다"며 "체불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면 좀 알려달라"고 읍소했다.

◈경영 부실에도 '반값 할인' '끼워팔기' 회원 모집

이처럼 회사 존립 자체가 불투명한데도 모든 지점에서는 현재 '파격가 할인'을 제시하며 회원 모집에 여념이 없다.

한 영업직원은 "원래는 200만 원인데 절반보다 더 싼 99만 9000원에 해주겠다"며 등록을 부추겼다. 또다른 지점에서도 "130만 원짜리 회원권을 80만 원 수준에 맞춰주겠다, GX 프로그램도 1년 동안 무료로 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끼워팔기 영업에 바빴다.

업계 전문가들은 "몸짱 열풍을 타고 헬스장이 번성하고 있지만 충분한 자본금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회원들이 선납한 회비만 떼어먹고 달아나는 이른바 '먹튀' 헬스장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

대표적인 게 지난 2008년의 '캘리포니아 와우 휘트니스 센터' 사례다. 유명 연예인 등 회원 수만 명이 등록돼 조명을 받았지만, 직원들 급여도 못 주면서 절반 가격에 회원을 모집하다 결국 회원과 직원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만 남긴 채 부도를 냈다.

◈개인사업자인 강사들은 해고 걱정에 '냉가슴'

상황이 이런 데도 직원들은 월급통장만 바라볼 뿐, 볼멘소리조차 못하고 있다. 고용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헬스 트레이너, 요가·GX 강사, 골프·스쿼시 강사 등은 대부분 개인사업자다. 근로계약서 한 장 없이 현장에 내몰리면서 휴가나 퇴직금 등 노동 조건도 모두 사장 개인 재량에 달려있는 형편이다.

실제로 이번 임금 체불 사태에서도 다른 헬스장 일자리를 알아본 일부 강사들만이 노동부에 신고를 했다. 이들 또한 '바닥이 뻔한' 업계에 소문이 날까 쉬쉬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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