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사활을 걸고 참여중인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할당 경매가 중반을 훌쩍 넘어섰다.
전반전이 끝난 현재 예상대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연합전선과 1.8Ghz 인접 대역(D2)을 차지하려는 KT의 2:1 대결구도가 연출됐다.
지난 2011년 주파수 경매 때보다 입찰가 오름폭이 높지 않은 가운데 경매 후반기로 접어드는 이번주에 이통 3사가 어떤 승부수를 띄울지도 관전 포인트다.
◈ 5일간 치열한 '두뇌싸움'...예상된 2:1 대결구도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이번 주파수 경매는 3개 주파수 블록을 포함한 밴드플랜1과 4개 블록을 포함한 밴드플랜2를 동시에 경매에 내놓고 입찰총액이 높은 쪽이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총 50라운드 중 5일간 29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입찰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밴드플랜1이 3번, KT가 단독 입찰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밴드플랜2가 2번 승자가 됐다.
LTE-A 기술 선점에 실패한 KT는 자사가 이미 사용중인 1.8㎓ 인접대역(D2블록)이 포함된 밴드플랜2에 올인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이번 경매에서 D2구역 주파수를 따낼 경우 곧장 광대역화에 진입할 수 있어 LTE-A 경쟁 열위를 단번에 만회할 수 있다.
반대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KT가 D2 블록을 따냈을 경우 자사의 LTE-A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던 주파수결합기술(CA) 선점 효과를 상실할 수 밖에 없어 두 회사는 D2 블록이 포함되지 않은 밴드플랜1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 SK텔레콤 LG유플러스 '조커카드' 쥔 셈현재까지 29라운드 경매가 진행된 가운데 입찰가는 밴드플랜1이 2조272억원, 밴드플랜2는 2조434억원까지 올랐다.
밴드플랜1은 1일차 258억원, 2일차 179억원, 3일차 162억원, 4일차 114억원, 5일차 357억원으로 입찰시작가(최저경쟁가) 1조 9,202억원보다 1,070억원이 증가했다.
밴드플랜2는 1일차 172억원, 2일차 73억원, 3일차 196억원, 4일차 590억원, 5일차 92억원으로 총 1,232억원이 올랐다.
두 사업자가 참여한 밴드플랜1에 비해 KT가 단독으로 베팅한 밴드플랜2의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2011년 주파수 경매에 비해 하루 입찰가가 높지는 않지만 KT가 인접대역 D블록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반면 SK텔레콤은 A1과 B1, LG유플러스는 A1, B1, C1 블록 중 각각 1개를 선택해 동시에 가격을 올리면서 밴드플랜2에 대항할 수 있다.
이후 밴드플랜2로 갈아타 A2, B2, C2를 비싸지 않은 가격에 확보할 수도 있어 입찰경쟁에서 KT보다 비교적 자유로운 카드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네 구경가는 기분으로 밴드플랜 가격을 올리고, 불리하다 싶으면 다른 밴드플랜으로 '마실'가면 되기에 특정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경매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배신의 아이콘은 누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밴드플랜1의 가격을 최대한 낮추면서 승리하는 것.
이럴 경우 두 회사는 KT가 밴드플랜2의 D2블록을 못가져가게 하면서 밴드플랜1의 2.6Ghz A1 또는 B1 블록, 1.8Ghz C1 블록을 각각 싸게 가져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