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고생 많았어요' KIA 선수들이 24일 목동 넥센전에서 호투에도 연이은 실책으로 5회 3실점한 뒤 7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서재응에게 어두운 표정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KIA가 승부처에서 나온 결정적인 실책으로 자멸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은 더욱 희박해졌다. 반면 넥센은 KIA를 잡고 창단 첫 가을야구 가능성을 키웠다.
KIA는 24일 서울 목동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 원정 경기에서 2-4 역전패를 당했다. 2-0으로 앞선 5회 수비에서 야수들의 어이없는 실책과 불운으로 속절없이 경기를 내줬다.
선발 서재응은 6⅓이닝 5피안타, 3볼넷 3실점(비자책) 호투했다. 내야수들의 잇딴 실책이 나온 5회만 비자책 3점을 내줬을 뿐 나머지 이닝은 완벽하게 막아냈지만 7패째(5승)를 안았다.
KIA는 4위 넥센과 승차가 8.5경기로 벌어져 4강 진출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42승51패, 승률 4할5푼2리에 그친 KIA는 올 시즌 33경기만 남겼다.
반면 넥센은 이날 경기가 없던 5위 롯데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이날 한화에 덜미를 잡힌 3위 두산과 승차도 1경기로 좁혔다.
선발 문성현이 6이닝 4피안타 2실점 호투로 3승째(2패)를 수확했다. 강정호는 2안타를 치며 통산 50번째 5년 연속 100안타 고지에 올랐다. 마무리 손승락은 4-2로 앞선 9회 무실점을 펼치며 32세이브로 봉중근(LG)에 1개 차 단독 1위에 올랐다.
▲5회 평범한 타구에 실책 연발 역전 허용
올 시즌 부상과 판정 등 불운이 겹친 KIA가 이날은 실책 악몽까지 펼쳐졌다. 올 시즌 실책 50개로 9개 팀 중 가장 적었던 KIA임을 감안하면 뼈아픈 실책이었다.
KIA의 출발은 좋았다. 4회 이용규의 내야 안타와 신종길의 적시타로 오랜만에 선제점을 올린 데 이어 5호 이종환이 시즌 개인 1호 솔로 홈런을 쳐내면서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5회 불운과 수비 실책이 겹쳤다. 5회 1사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서재응은 불의의 연속 2안타를 내줬다. 서동욱의 타구가 투구를 끝낸 서재응의 몸을 맞고 흐르면서 내야 안타가 됐고, 후속 허도환의 타구는 빗맞아 행운의 우전 안타로 연결되면서 불길한 조짐을 보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1사 1, 3루에서 서재응은 장기영을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 위기를 넘기는 듯 싶었지만 2루수 안치홍이 문우람의 땅볼 타구를 흘리면서 1점을 내줬다. 이택근에게 좌전 안타로 동점을 허용한 서재응은 후속 박병호에게 땅볼을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유격수 홍재호가 가랑이 사이로 볼을 빠트리면서 역전까지 내줬다.
타구가 약간 수비 시프트와 반대로 왔지만 모두 잡을 수 있을 만한 것이라 더 아쉬운 실점 상황이었다. 주전 유격수 김선빈의 부상 공백도 크게 느껴진 대목이었다.
결국 서재응은 2-3으로 뒤진 7회 1사에서 문우람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KIA는 그러나 8회 1점을 더 내주면서 2-4로 졌고, 서재응이 패전투수가 됐다.
최하위 한화는 두산과 잠실 원정에서 6-2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두산은 2-1로 앞선 9회초 대거 5실점하며 거짓말같은 대역전패를 안았다. 4위 넥센에 1경기 차로 쫓기기 됐다.
두산 마무리 정재훈은 9회초 무사 1, 2루에서 송광민의 땅볼을 잡은 뒤 1루 악송구를 범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기세가 오른 한화는 정범모와 고동진의 적시타까지 터져 기분좋은 승리를 자축했다.
마산 NC-SK전, 사직 롯데-삼성전은 비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