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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감의 쓴소리 "학교 위안부 교육 소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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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기고 싶은 과거로 소극적 교육...아픈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고영진 교육감과 김복득 할머니

 

독도방문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 증언집 발간 등으로 일본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고영진 경남교육감이 한국의 역사교육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고영진 교육감은 21일 경남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진행="" 김동혁,="" 제작="" 손성경)="">에 출연해 "학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숨기고 싶은 과거'로 소극적으로 다뤄왔다"며 "교육은 진실을 가르치는 것이고, 아픈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육감은 특히 한국사 수능 시험 필수 과목 지정에 대해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역사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역사 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육감은 "학생들에게 일본의 역사 왜곡을 가르치는 것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육감은 최근 15년째 교육교류를 이어온 일본 야마구치현 교육위원회로부터 다음주로 예정된 일본 방문을 거부당했다.

이에대해 고 교육감은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는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위안부 피해 김복득 할머니의 피해증언집 <나를 잊지="" 마세요="">일본어판 출간과 관련한 뉘앙스였다"며 "'나를 잊지 마세요'가 국민적 공감대로 형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고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최근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집을 책으로 냈고, 일본어판까지 내서 일본정부에 보냈다. 계기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망언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피해 당사자들이 돌아가시면서 이제 증언할 수 있는 생존자는 쉰일곱분(57명) 밖에 남지 않았다.

<나를 잊지마세요=""> 일본어판 출간은 강제침략과 여성인권 유린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일본에게 피해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역사적 증거를 제시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일본에 보낼 것을 염두에 뒀는가?

=우선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등 '정계 지도자'들에게 보낸 것은 피해자들의 강제 동원에 대한 증거 제시 차원이다. 명백한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일본정계 지도자의 '역사적 책임과 반성'을 촉구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교육계 지도자들에게 보낸 이유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 왜곡과 교과서 왜곡에 대한 항의다. 일제강점과 인권유린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이 동북아의 평화와 함께 인류가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기초가 되는 일 아니겠는가?

▶왜 이렇게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계기가 궁금하다.

=직접적인 계기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망언이 끊이질 않는다는 데 있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일본은 증거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나라사랑 교육을 역점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우리 교육청이 독도교육과 함께 역사 정립을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당장 통영에 사시는 생존 최고령 피해자인 김복득 할머니를 찾았고 국어 교원을 중심으로 집필위원회를 구성해 약 6개월에 걸쳐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록이 책으로 나오게 됐다. 이제 일본의 망언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일본어판까지 출간하게 됐다.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과 위안부 문제를 놓고 토론하자고도 했는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하시모토는 지난 5월 "종군 위안부를 강제로 동원했다는 증거가 없다. 전쟁터에서 위안부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는 망언을 했다. 저는 당시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과 토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울분을 참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토론하자고 제안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하시모토는 극우파 정치인이고, 저는 교육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같이 논쟁을 벌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론을 하는 것도 한 해결 방법이지만 그보다도 우리 학생들에게 올바른 진실을가르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머니의 생생한 증언을 담은 일대기를 만들어 우리 학생들을 위한 산 교과서로 활용하자고 할머니께 제안하였고, 할머니께서도 흔쾌히 수락하셔서 책이 나오게 됐다.

▶일본이 역사왜곡을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은 2차대전 패망 이후 미국과 연합국에 의한 전범 청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전범들이 계속 집권하였고 그들의 후예들이 지금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자신의 할아버지와 부모 세대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된다. 독일을 보라. 독일이 과거에 대한 진정 어린 '반성'을 통해 지금은 유럽연합의 중심국가로서 존경받는 나라가 된 것처럼 일본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성과 역사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상생과 공영의 희망찬 동북아시대를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 역사교육은 어떤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문제는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될 참으로 아픈 역사이다.
지금까지 우리 학교 현장과 교과서에서는 '숨기고 싶은 과거'로 소극적으로 다뤄왔다. 그래서 간략히 사실만 언급할 뿐이고,구체적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교육은 진실을 가르치는 것이다. 영광스런 역사도 가르쳐야 하지만, 아픈 역사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

▶일본 방문이 갑자기 무산됐죠?

=저를 비롯한 경남교육교류단과 고교생 스포츠교류단이 일본 야마구치현을 26~28일 방문할 계획이었다. 방문을 1주일 앞둔 지난 19일 일본 야마구치현 타나베 츠네미 교육장이 저의 방문을 연기해 달라는 서한을 보내왔다. 야마구치현 교육위원회는 지난 7월 28일 기록적인 폭우로 소학교가 피해를 입어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 부득이하게 연기를 요청했다.

정치적으로 해석하기는 좀 그렇지만 공교롭게도 김복득 할머니의 일본어판 출간과 관련한 듯 한 뉘앙스다. 우리 도에서는 피해복구 완료 후 교육교류단과 스포츠교류단이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고 서한문을 보냈다. 정치와 교육을 함께 볼 수는 없다고 본다.

이번 김복득 할머니의 일본어판 책은 이미 우리의 교육감격인 47명의 도도부현 교육장에게 발송했다. 교육계 지도자들에게 보낸 이유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 왜곡과 교과서 왜곡에 대한 항의다.

일제강점과 인권 유린에 대한 올바른 역사인식이 동북아의 평화와 함께 인류가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드는 기초가 되는 것이다. 기회가 되면 '위안부'와 '독도' 문제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겠다.

일본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서 왜곡된 교과서로, 일본 학생들에게 잘못 가르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문제는 제가 만나는 일본 사람들은 물론이고 반기문 UN사무총장님, 뜻을 같이하는 국내외 NGO 등과도 함께 공조해 나감으로써 일본의 '진실된 역사교육'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나갈 것이다.

▶수능 필수과목 지정 논란이 거세다. 학교 교육에서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나?

=역사를 잊으면 나라를 잃는다. 결국 학교 교육에서 역사 교육은 강화해야 한다.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은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는 이에 비하면 너무 소홀히 해온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저는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서 역사교육 강화를 정부에 수차례 건의해 왔다. 새 정부에서 역사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본다.

앞으로 우리 도교육청은 위안부, 독도, 동북공정 등 동북아 역사현안에 대한 학교현장 교육지원을 위해 학교현장 교원과 전문가로 구성된 '역사교육 지원대책팀'을 운영하는 등 역사교육 강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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