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잘 던지더라' 20일(한국 시각) 마이애미 원정에서 호세 페르난데스와 맞대결해 아쉽게 패전을 안은 LA 다저스 류현진.(사진=게티이미지)
20일(한국 시각) 미국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마이애미의 경기.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팀과 승률 4할을 밑도는 약체의 대결이었지만 적잖은 관심을 받았다.
바로 올해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판도를 가늠해볼 일전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다저스 류현진(26)과 야시엘 푸이그(23), 마이애미 호세 페르난데스(21) 등 강력한 신인왕 후보들이 나섰다.
류현진은 올해 신인 최다 12승(3패)에 최고 승률(8할)을, 페르난데스는 8승5패에 신인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ERA) 2.45을 찍고 있었다. 푸이그는 타율 3할5푼8리 11홈런 27타점 47득점을 올렸고, 특히 극적인 승부를 자주 연출하며 6월부터 합류한 약점을 만회해왔다.
세 후보들이 펼친 이날 신인왕 레이스의 승자는 페르난데스였다. 최근 42승9패를 달린 다저스 강타선을 맞아 페르난데스는 6이닝 동안 무려 삼진 8개를 잡아내며 4피안타 3볼넷 2실점(1자책) 쾌투를 펼쳤다. 팀이 6-2로 이기면서 9승째를 수확했고, ERA를 2.41로 낮췄다.
같은 쿠바 출신 푸이그와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첫 두 타석에서 각각 파울 뜬공과 유격수 땅볼 처리를 한 뒤 5회 삼구 삼진으로 푸이그를 돌려세웠다.
신인왕 후보임을 의식한 듯 시속 156km 빠른 공을 3개 연속 던진 정면 승부였다. 초구 헛스윙에 이어 두 번째 직구를 바깥쪽 낮게 꽂은 뒤 높은 공으로 다시 푸이그의 스윙을 유도해냈다. 2구째 판정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은 푸이그는 삼진 뒤 심판에게 어필을 한 데 이어 더그아웃에서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류현진, · 페르난데스에 안타 빌미 2실점
류현진도 나쁘지는 않았다. 7⅓이닝 동안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안타 6개와 볼넷 2개로 3실점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상의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NL 최저승률팀에 타율과 득점 등이 전체 최하위인 마이애미를 감안하면 페르난데스에 다소 밀렸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날 류현진은 잇딴 호수비의 도움을 받았고, 페르난데스는 수비 실책으로 이어진 만루 위기를 비자책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특히 페르난데스에 첫 안타와 선제점을 내줬다. 3회 2사에서 류현진은 페르난데스에 내준 중전 안타가 화근이 돼 이후 연속 안타로 2실점했다.
올해 마이애미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페르난데스는 빼어난 실력에 최약체 팀에서 분전하고 있는 점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강팀인 다저스에서 뛰는 류현진과 푸이그, 세인트루이스의 셸비 밀러(11승8패, ERA 2.97)보다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신인왕을 노리는 류현진으로서는 페르난데스가 푸이그와 함께 최대 라이벌일 수밖에 없다.
아직 류현진은 7~8번 정도 등판이 남아 있다. 과연 류현진이 강력한 후보들을 제치고 신인왕에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