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높이로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는 고려대 센터 이종현 (사진 제공/KBL)
한국 남자농구의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19·고려대)이 프로 '형님'들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종현은 17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고양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25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어시스트도 4개나 보태는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이종현은 남자농구의 국가대표 주전 센터 계보를 이을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는 선수다.
206cm의 장신 이종현은 경복고 3학년 시절이었던 지난 해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에 승선했고 최근 필리핀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도 활약해 한국 남자농구가 16년만에 다시 세계 무대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만 19세의 어린 나이로 이제 대학 1학년이지만 이종현의 남다른 재능과 패기 앞에서 프로 선수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종현의 높이가 빛난 경기였다. 아무리 프로라 해도 외국인선수 없이는 상대하기가 쉽지 않아보였다. 이종현은 블록슛 4개를 기록하며 프로 선배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 누구도 이종현 앞에서 쉽게 슛을 던지지 못했다.
전형수와 이현민 등 오리온스 가드진이 이종현 앞에서 슛을 시도하다 가로막혔고 202cm의 센터 김승원 역시 이종현에 두 차례 블록을 당했다.
공격 공헌도 역시 돋보였다. 이종현은 3쿼터 막판 속공 기회에서 그대로 골밑까지 질주해 앞을 막고있는 김승원을 상대로 정면으로 도약, 레이업 성공에 이어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팬들은 이종현의 이름을 연호하며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골밑에서 자리를 잡고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건네는 고려대 센터 이종현 (사진 제공/KBL)
또한 이종현은 승부처였던 4쿼터에서만 11점을 보태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83-79로 쫓긴 종료 51.2초 전에는 승부를 결정짓는 덩크를 터뜨려 팬들을 열광시켰다.
고려대는 오리온스를 89-82로 제압, 경희대에 이어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살아남은 두 번째 대학팀이 됐다.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 이종현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2학년 슈터 문성곤은 18점을 보탰고 팀 전력의 핵심이자 2014년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이 유력한 3학년 포워드 이승현은 15점 10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이번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세계 무대 복귀라는 성과를 얻었을 뿐만 아니라 남자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유망주들을 대거 발굴한 대회로 평가받고 있다. 그 중심에 있었던 선수 중 한명이 바로 이종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