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주말 시사자키 윤지나입니다']■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3년 8월 10일 (토) 오후 7시
■ 진 행 : 윤지나 기자
■ 출 연 : 최동호 스포츠 평론가
김연경 선수.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1. 배구계가 은근히 바람잘 날이 없는데요. 월드스타 김연경 선수가 흥국생명과 선수신분을 놓고 2년이 넘게 분쟁을 겪고 있는데요. 이번에 남자대표팀에서 국가대표 차출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죠! 현대 캐피탈 여오현 선수가 대표팀 소집을 거부했다면서요?
◆최동호: 다음 달 4일부터 일본 고마키에서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예선전 최종라운드 있습니다. 그래서 배구대표팀이 지난 4일 소집됐는데요. 현대 캐피탈 소속의 여오현 선수가 진천에 있는 선수촌에 찾아가서 “지난해 국가대표를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뛰기 힘들다“는 뜻을 전하고 진천선수촌에서 나온 거죠. 이것이 무단 이탈로 됐고요.
배구협회는 국가대표를 거부한 여오현 선수에게 징계를 주겠다는 입장인데요. 그러면서도 국가대표에 합류하도록 여오현 선수를 설득하겠다는 자세입니다.
◇2. 국가대표는 운동선수들에게는 최고의 명예이잖아요? 그런데 국가대표를 거부했다고 하면 언뜻 이해가 안되는데요. 여오현 선수한테도 국가대표를 거부할만한 속사정이 있었겠죠?
◆최동호: 배구에선 공격은 하지않고 수비만 하는 수비전문선수를 리베로라고 하는데요. 여오현 선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 수준의 리베로입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부터 지난해까지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월드리그를 포함해서 12년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해왔는데요. 올해 나이가 35살이거든요.
지난해 월드리그를 마치고 난 뒤에 ‘나이가 있기 때문에 이젠 너무 힘들다, 후배들에게도 길을 열어줘야 된다’고 말하면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었거든요.
그래서 자신이 이번 대표팀에 포함되니까 진천선수촌에 찾아가서 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거죠!
◇3. 국가대표가 명예로운 일이긴 하지만 선수 본인의 의사도 존중해줄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요. 축구 박지성 선수 같은 경우엔 국가대표 복귀를 주장하는 팬들의 요구도 있었지만 결국 홍명보감독이 대표팀으로 부르지 않았잖아요?
◆최동호: 대표적으로 박지성 선수처럼 현역으로 활동은 하지만 국가대표를 은퇴한 선수들은 그동안 많이 있었습니다. 그중엔 은퇴했다가 다시 국가대표로 복귀한 선수들도 있었고요.
문제는 협회가 일방적으로 국가대표로 소집하고 선수는 대표 차출을 거부했다는 점인데요.
국가대표로 선발하려면 선수들의 최근 컨디션이나 몸상태도 확인하고요, 더욱이 은퇴한 선수라면 직접 만나서 설득하고 동의하는 과정을 거치고 난 다음에 대표로 뽑는 게 상식적이잖아요?
협회가 뽑으면 무조건 와야된다는 식으로 대표선발 해놓고, 국가대표 은퇴했다고 선수촌 가서 직접 얘기하고 나오니까 무단 이탈했다고 징계하겠다는것은 지나치게 일방적이고 고압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겠죠.
◇4.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뽑으면 오라고 하는 것도 문제이기 하지만, 구단의 이기주의라고 지적하시는 분들도 있던데요? 구단의 이익을 위해서 대표팀을 외면하는 것도 문제이지 않나요?
◆최동호: 이번 여오현 선수 건에 대해선 구단의 영향력이 있었는 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고요. 그동안 구단에서 자기 팀의 에이스를 대표팀에 보내지않으려고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대표팀에서 뛰다가 혹시라도 부상을 당하게 되면 구단에 당장 손해일 수 밖에 없고요. 또 자기 팀의 에이스가 대표팀 경기 뛰느라고 자기 팀에서 중요한 경기를 못 뛰게되면 구단 입장에서 좋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동안 선수차출을 둘러싼 프로팀과 국가대표팀과의 갈등은 배구뿐만이 아니라
프로종목에서 늘상 있어왔던 일이기도 합니다.
◇5. 우리가 흔히 국가대표는 최고의 명예라고 얘기하지만 알고 보면 국민이 보는 국가대표의 의미와 프로팀에서 보는 국가대표, 협회가 보는 국가대표의 의미가 다 다를 수도 있겠는데요?
◆최동호: 그게 솔직한 얘기죠. 국가대표의 의미가 프로냐, 아마냐에 따라서, 또 인기종목이냐, 비인기 종목이냐에 따라서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거든요.
축구나 야구같은 경우엔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뛰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축구나 야구는
월드컵이나 WBC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이 해외진출로 직결되거든요. 때문에 축구나 야구선수들에겐 국가대표라는 것이 태극마크의 의미보다는 해외진출의 기회라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요.
반대로 프로이긴 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구와 배구는 또 다른데요.
어차피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나가도 메달 딸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죠. 그래서 해외진출을 노리기도 힘들고 경쟁력도 떨어지다 보니까 올림픽 나가서 7등, 8등하고 10등 해봤자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부상이라도 당하면 나만 손해다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기피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프로가 아닌 비인기 아마종목 같은 경우엔 국가대표가 인생의 목표이자 선수생활의 목표인데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따야지 연금을 받을 수가 있잖아요. 또 올림픽 특수로 유명세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비인기 아마종목선수에겐 국가대표가 돼서 메달을 따는 것이 선수생활 최대의 목표라고 할 수 있죠.
◇6. 종목마다 사정이 다 다르고, 또 프로냐 아마냐에 따라서도 국가대표의 의미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래도 국가대표라는 의미는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자부심과 명예도 있어야되잖아요? 선수들에게 책임감도 강조해야되는 것 아닌가요?
◆최동호: 국가대표는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부심과 명예, 책임감을 당연히 가져야 하는데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제는 일방적으로 선수들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시대는 지나지않았나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