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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LG, 승패를 가른 건 휴식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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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롯데전이 열린 8일 잠실구장. 원정팀 롯데는 평소보다 30분 늦은 오후 4시 40분께 경기장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했다.

전날 부산 사직 KIA전 뒤 새벽 4시 가까이 돼서야 서울에 도착한 만큼 선수들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방에 들어가 짐 풀고 하면 5시쯤 잤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최고 기온을 찍은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배려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LG도 별반 차이는 없었다. 전날 NC전을 마치고 마산에서 출발한 LG도 3시 반쯤 서울에 도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롯데가 조금 더 길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LG는 홈팀인 까닭에 롯데보다 먼저 오후 3시 반쯤부터 훈련을 시작해야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롯데보다 더 더운 날씨에 훈련을 소화했다.

이런 미묘한 차이가 경기에 영향을 미친 것일까? 결과적으로 30분 추가 휴식을 취한 롯데가 LG와 정면 대결에서 5-4 신승을 거뒀다. 3연승을 달린 롯데는 4위 넥센을 반 경기 차, 턱밑까지 추격했다.

반면 LG는 승부처 집중력에서 2% 부족함을 절감하며 3연승을 끝냈다. 선두 삼성과 승차가 3경기로 벌어졌다.

초반 분위기는 LG였다. LG는 잇따라 그림같은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1회 1사 2루에서 유격수 오지환이 손아섭의 빗맞은 안타성 타구를 뒤에서 쫓아 슬라이딩하면서 잡아냈고, 2회 무사 1루에서는 2루수 손주인이 박종윤의 강습타구를 잡아 병살타로 연결했다.

손주인은 2회말 적사타로 선제 타점까지 올렸다. LG는 5회초 상대 전준우에게 동점타를 내줬지만 5회말 곧바로 박용택의 우중간 1타점 2루타로 2-1로 달아났다.

하지만 이후 롯데 타선의 집중력이 빛났다. 6회 1사 2, 3루 기회를 만들며 호투하던 LG 선발 우규민을 강판시켰고, 후속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3-2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는 전준우의 2루타와 정훈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 승기를 가져왔다.

LG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7회말 무사 만루서 윤요섭의 희생타와 박용택의 적시타로 4-5,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LG의 반격은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좌완 불펜 이명우가 후속 오지환을 삼진, 이진영을 2루 땅볼로 잡아내 불을 껐다. 8회 2사에서는 장타를 때려낸 정성훈을 좌익수 이승화-유격수 문규현의 기막힌 중계 플레이로 2루에서 잡아냈다.

9회말이 최대 고비였다. LG 문선재-박용택의 연속 안타와 마무리 김성배의 폭투로 2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중견수 전준우가 오지환의 타구를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극적인 승리 후 전준우는 "30분 휴식을 취한 것은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며 "무더위에 힘들었는데 마지막 타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시진 감독은 "코칭스태프 회의 끝에 30분 더 휴식을 줬는데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웃었다.

선두 삼성은 대구 홈에서 클린업 트리오 최형우-이승엽-채태인의 홈런을 앞세워 한화를 10-3으로 눌렀다. 최형우는 시즌 22호포로 홈런 선두 박병호(넥센)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SK는 넥센을 4-1로 제압했다. 넥센은 최근 4연패로 4위 자리를 위협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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