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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박이 두 여류작가의 '헝거게임'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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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니카 로스(Veronica Roth)와 베로니카 로시(Veronica Rossi). 공교롭게도 성까지 비슷한 두 여류 작가가 데뷔작으로 각각 펴낸 SF 소설 3부작 가운데 첫 권이 비슷한 시기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두 작품은 마찬가지로 3부작으로 출간돼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헝거 게임'과 비교되고 있다. 헝거게임의 아성을 무너뜨릴 시리즈로 불리며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진 까닭이다.

SF 소설은 인류의 삶의 조건을 극단화, 단순화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 주는 장르적 특성을 갖고 있다. 베로니카 로시의 '네버 스카이'와 베로니카 로스의 '다이버전트'가 빚댄 현대 사회의 모습을 살펴본다.

 

⊙ 다이버전트/베로니카 로스/은행나무

전쟁과 자연재해로 황폐해진 가까운 미래에 인간 사회는 충돌과 불화를 없애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섯 개 분파로 나뉜다. '이타심의 애브니게이션' '용기의 돈트리스' '지식의 에러다이트' '평화의 애머티' '정직의 캔더'가 그 면면이다.

핏줄보다 분파가 중요한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은 열여섯 살이 되면 평생을 살아갈 분파를 결정하기 위해 적성 검사를 치른다.

주인공 비어트리스는 이타심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사는 애브니게이션 분파 출신이지만, 조건 없이 베푸는 일이 쉽지 않다. 이타심 말고도 다른 열망들을 지니고 있는 탓이다. 그런데 비어트리스는 적성검사에서 다섯 분파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체제를 위협하고 흔들며 뒤엎는 자를 뜻하는 '다이버전트' 판정을 받는다. 이 사실이 남들에게 알려지면 그녀의 목숨이 위험해진다. 가족에게도 말하면 안 되는 비밀을 안고 새로운 분파에 들어간 소녀는 곧 거대한 음모와 배신에 휘말리는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1주 연속 1위, 미국 내 300만 부 판매, 전 세계 39개국 번역 출간, 내년 3월 개봉하는 동명 영화의 원작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소설 '다이버전트'의 줄거리다.

20대 여성 작가 베로니카 로스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전쟁과 자연재해로 황폐해진 미래의 시카고를 배경으로 한 SF 디스토피아 소설 3부작 중 첫 권이다. 모든 사회 구성원이 다섯 개의 분파에 속하고, 자신이 속한 분파의 행동규범을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는 압제적 사회에서 자유를 되찾고자 하는 한 소녀의 투쟁을 그렸다.

소설 속 개인은 자신이 속한 분파의 행동 양식에 따르도록 강요받는다. 분파는 개인의 직업, 생활방식, 습관, 성격, 심지어는 인생에서 추구하는 목표나 평상시 옷차림까지 결정하는 절대적 기준이다.

언뜻 보기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듯 보이는 이 세계는 실은 사회 질서와 평화 유지를 명목 삼아 개인의 사생활에서까지 특정한 행동 방침을 강요하는 압제정치의 전형을 보여준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특정 집단에 편입되지 않으면 사회의 분파 없는 자, 곧 낙오자가 된다는 현실 사회의 생생한 공포를 담은 셈이다.

 

⊙ 네버 스카이/베로니카 로시/레드박스

가까운 미래 인류는 둘로 나뉘었다. 강력한 에테르 폭풍의 위협으로 '도살장'이라 불리는 바깥 세계에서 살아가는 외부인과 돔으로 만들어진 보호구역 '레버리' 안에서 가상계가 선사하는 진짜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끽하며 안전한 생활을 영위하는 정착자.

레버리에서 살던 열일곱 살 소녀 아리아는 사라진 엄마를 찾으려고 애쓰다가 바깥의 황무지로 추방된다. 언제 격렬한 폭풍이 불어닥칠지 모를 바깥 세계에서는 숨 한 모금 잘못 들이켰다가 죽을 수도 있다. 아리아는 그곳에서 납치된 조카를 찾아 부족을 떠나온 페리라는 외부인을 만나게 된다. 처음 둘은 서로를 경멸하지만 의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리아는 야만인으로 보이지만 레버리로 돌아가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 페리에게 의지해야 한다. 페리 역시 사랑하는 조카가 정착자들에게 납치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아리아가 필요하다. 서로를 유일한 희망으로 받아들인 둘은 황량한 도살장에 널려 있는 위험과 함께 맞서던 와중에 모든 인간들의 운명을 좌우할 세계의 비밀과 맞닥뜨리게 되는데….

세계 멸망 이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베로니카 로시의 데뷔작 '네버 스카이'는 3부작 중 첫 권으로 지난해 1월 출간 뒤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그 해 최고의 책으로 꼽혔고, 전 세계 28개국에 판권이 팔린데다 영화사 워너브라더스에서 영화 판권을 계약했다.

이 소설은 네버 스카이가 지배하는 진짜 세계로 추방된 소녀 아리아가 겪는 모험과 로맨스, 그리고 세계를 구원할 전사로 각성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았다.

아리아와 페리는 위협을 함께 겪으며 서로에 대한 편견을 조금씩 벗어던지게 되고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에 눈뜬다. 그리고 두 사람의 사랑은 네버 스카이 아래 사는 모든 사람의 운명을 바꿔놓는 열쇠가 된다.

지은이는 예민하고 상처 입기 쉬운 청소년기의 감성이 오롯이 구현된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현함으로써 디스토피아 세계를 구원하는 소녀와 소년의 모험담 속에서도 풋풋하고도 달콤한 로맨스를 펼쳐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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