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고의 득점 기계인 김민구가 부활했다. 유재학 감독도 활짝 웃었다.
김민구는 6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제27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 대회 카자흐스탄과의 12강 리그 경기에서 양팀을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선수였다.
김민구는 한국이 21-14로 앞선 2쿼터 중반부터 한국이 올린 11점을 혼자 책임졌다. 이 과정에서 3점슛을 3개 연거푸 터뜨리며 발군의 슛 감각을 자랑했다. 김민구의 활약에 힘입어 점수차가 순식간에 두자릿수로 벌어졌다. 사실상 여기서 승패가 갈렸다.
김민구는 김선형과 더불어 팀내에서 가장 많은 14점을 올렸다. 무엇보다 김민구가 한꺼번에 몰아넣은 11점이 승패를 결정짓는 역할을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경희대 4학년에 재학 중인 김민구는 김종규, 두경민과 더불어 올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최대어로 손꼽히는 유망주다. 지난 2년 연속 대학리그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큰 기대를 모으고 대표팀에 합류한 김민구는 곧바로 침체에 빠졌다. 그가 슛 난조에 빠지면서 대표팀도 중요한 동력을 잃은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날 활약으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게됐다. 유재학 감독도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김민구는 "그동안 부담이 많았다. (조)성민이 형 백업이라 더 그랬다. 워낙 잘 들어가니까"라면서 "슛은 컨디션에 좌우된다. 감독님이나 선배들이 찬스가 나면 던지라고 얘기해주시는데 오늘은 자신있게 던진 게 잘된 것 같다. 1~2개가 들어가니 잘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구는 이번 대회를 치르는 각오를 묻는 질문에 "내게는 엄청난 기회다. 다시는 없을 그런 기회다. 얼마 남지않은 시간 집중해서 임하겠다"고 자신있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