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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영은 "망치로 TV깨고 뽀미언니 만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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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뽀미언니로 산 인생, 가끔 싫기도…돌아보면 최고 프로그램"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왕영은 (초대 뽀미언니)

유아프로그램의 대명사 <뽀뽀뽀>. 1981년 5월 25일부터 방송이 됐으니까 올해로 32년이 된 유아 프로그램 중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요. 뉴스를 제외한 국내 TV프로그램을 통틀어서 가장 많이 방영된 프로그램이 바로 이 뽀뽀라고 합니다. 그런데요. 이 <뽀뽀뽀>가 이번 주를 끝으로 폐지가 된다는군요. 사실 특정방송국의 특정프로그램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는 프로그램인데 우리나라 아이들의 고향 같은 프로그램, 추억이 담긴 프로그램. 그래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그 추억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뽀뽀뽀> 하면 떠오르는 사람 1대 뽀미 언니죠. 왕영은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뽀미 언니 안녕하세요.

 

◆ 왕영은> 안녕하세요. <뽀뽀뽀> 친구들 안녕하세요. (웃음)

◇ 김현정> 아직도 어울리세요, 그 인사가. (웃음)

◆ 왕영은> 네. 1회부터 1000회 다 되도록 제가 진행을 했으니까요.

◇ 김현정> 어제 폐지소식 듣고는 어떠셨어요?

◆ 왕영은> 많이 서운했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래도 여전히 <뽀뽀뽀>가 있다는 게 뭔가 든든함이 있었나 봐요. 갑자기 뉴스를 접하고 너무 허탈하고 아쉽고 그랬는데 어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너무 서운하다고 문자를 많이 보내주셨어요.

◇ 김현정> 떠나신 건 얼마나 된 거죠? 81년에 시작해서 몇 회까지 하신거예요?

◆ 왕영은> 햇수로 4년을 했네요.

◇ 김현정> 그렇게 떠난 지 오래됐는데도 뽀미언니라는 타이틀이 지금도 따라다니나요?

◆ 왕영은> 물론이죠. 오히려 저는 한때는 그게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았어요. 왜냐하면 <뽀뽀뽀>를 제외하고도 <젊음의 행진="">이라는 프로그램, <오늘>, <전국은 지금=""> 이런 굉장히 굵직굵직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정가수를 얘기할 때 특정한 노래 한 곡만 딱 각인이 된 것처럼, 지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뽀미언니라고 그러니까 물론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머 그것만 있는 게 아닌데..’ 이런 살짝 아쉬움도 있었죠.

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분들 기억에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얼마나 소중한 추억인가라는 걸 생각하면 저한테는 최고의 프로그램이죠.

◇ 김현정> 그렇죠. 사실은 지금 말씀하시면서 특정가수의 특정노래 하나만 기억되는 말하자면 이용씨하면 잊혀진 계절, 김민희씨하면 똑순이라는 게 계속 따라다니는 게 싫었다고 하듯이, 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친정 같은.

◆ 왕영은> 돌아보면 너무나 감사한 프로그램이고 사실 중간에 <뽀뽀뽀>가 폐지가 됐던 적이 있어요.

◇ 김현정> 맞아요.

◆ 왕영은> 제 기억으로. 잠깐 폐지가 됐다가 많은 부모님들의 요청도 그랬고 그리고 사실은 가장 상징적이고 좋은 타이틀이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지금은 물론 아쉽지만 세월이 또 흐르다 보면 또다시 그 타이틀로 <뽀뽀뽀>라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지지 않을까라는 저는 막연한 기대감 이런 것들도 있어요. 사실은 조금.

◇ 김현정> 다시 <뽀뽀뽀>가 그런 이상적인 포맷으로 탄생을 한다면, 재탄생을 한다면 그때 다시 한 번 뽀미언니 맡아보실 생각은 없으세요?

◆ 왕영은> 좋게 봐주면 뽀미아줌마 아니면 뽀미할머니쯤 됐을 때나 그런 일이 이루어질지.. 왜냐하면 지금 없어져도 당장 생기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 또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 저는 또 그만큼 나이가 들어 있겠지만. 글쎄요, 지금 같아서는 그냥 시청자로 남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영원히 사람들 머릿속에 뽀미언니가 좋겠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뽀미 할머니보다는.

◆ 왕영은> 저 길거리에 가면 저를 와서 때려보고 만져보고 꼬집어보고 했던 어린이들이 있어요. 그 아이들은 <뽀뽀뽀>의 뽀미언니는 지상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마치 정말 아이들의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존재, 어떤 아이는 망치를 가지고 텔레비전을 깨고 들어가서 뽀미언니를 만나겠다고 했을 정도로.

◇ 김현정> 실제로 그때 뽀미언니 인기가 대단했죠.

◆ 왕영은> 솔직히 말해서 그 당시에 <뽀뽀뽀>는 단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었어요. 정말 직장인들도 그거보고 출근하고 싶어 했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아이들도 <뽀뽀뽀>를 보고 가려고 그러다 엄마한테 혼나는 그리고 군대에서는 그거를 같이 보고 훈련을 했을 정도지 그 시간에는. 그러니까 그 당시에 방송일주일도 안 돼서 시청률이 폭발했어요. 그건 단순히 어린이들만 본 게 아니라는 반증이죠.

◇ 김현정> 그런데 원래 선천적으로 아이들을 좋아하시는 분이세요? 타고나신 분이세요?

◆ 왕영은> .... 아니요.

◇ 김현정> (웃음) 아니세요? 뽀미언니께서?

◆ 왕영은> (웃음) 아니, 제가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그렇게 아이들을 원래 좋아하고 아이들만 보면 막 데리고 놀고 싶고 이런 게 아니었어요.

◇ 김현정> 아니셨어요?

◆ 왕영은> 아니었어요. 그랬는데 <뽀뽀뽀>를 진행하면서 아이들을 예뻐하게 됐어요. 그런데 제 이후에 진행을 했던 후배들 몇몇하고 얘기를 해 보니까, 자기들은 아이를 되게 좋아했는데 진행하다 보니까 진저리가 나고. (웃음)

◇ 김현정> 그게 정상입니다. (웃음)

◆ 왕영은> 아이들이 케어가 안 되잖아요. 정말 힘들잖아요. 그게 너무 힘들어서 지쳐서 당해내지를 못해서 나중에는 아이들이라면 학을 떼는 후배들도 몇몇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애였어요. 시작할 때 저도 애였기 때문에 이게 무슨 애한테 애들 몇 십 명을 맡겨놓고 그걸 일주일 분량을 한꺼번에 녹화하는데 하루 종일 아이들 속에서 방송 딱 들어가면 저 하나가 아이들 스물 몇 명 한꺼번에 다 관리를 하고 걔네들을 조용히 시키고 같이 노래도 부르고 그러니까 지금 생각해 보면 저 스스로 어릴 적 왕영은이 기특해요. 너 어떻게 했니 그걸?

◇ 김현정> 그때가 몇 살이셨죠?

◆ 왕영은> 어렸~죠. 그때 23살?

◇ 김현정> 23살... 아니 23살의 아가씨가 애들 20명을 데리고 있었으면 기억나는 일도 많았겠어요?

◆ 왕영은> 속상해서 울기도 하고. 애들하고 싸우기도 하고 그때 나는 혼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싸운 거죠. (웃음)

◇ 김현정> (웃음) 오늘 참 뽀미언니의 비밀, 여러 개 밝혀집니다.

◆ 왕영은> ‘야, 너 그럴 수가 있어?’ 막 이러고.. ‘조용히 해야지’ 이러고. 그때 귀여웠던 아이들이 이제는 이미 아이의 엄마가 됐을 거고 아빠도 됐을 수 있고 그러니 세월이 정말 유수와 같다는 말이 맞고 그런 거 생각하면 제가 별로 안 늙었다. (웃음)

◇ 김현정> 그러니까요.. (웃음) 지금 32년이 흘렀는데 목소리는 어쩌면 그대로세요?

◆ 왕영은> 아니, 사람 몸에서 가장 늦게 늙는 데가 목소리라고 그러더라고요.

◇ 김현정> 아무리 그렇더라도.. 지금 실례지만 몇 학년 몇 반이시죠, 왕영은 씨?

◆ 왕영은> 덧셈 할 줄 아시죠? 아까...

◇ 김현정> (웃음) 제가 알아서 계산하겠습니다.

◆ 왕영은> 알아서 쉽게 계산하시고요.

◇ 김현정> 5학년 몇 반쯤 되셨을 것 같아요. (웃음)

◆ 왕영은> 네. (웃음)

◇ 김현정> 그런데 목소리도 여전하시고 얼굴도 동안이시고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젊음의 비결은?

◆ 왕영은> 제가 여러분이 좀 듣기 안 좋아하실 얘기를 하자면 진짜 어릴 때부터 동안은 타고 난 것 같아요. (웃음)

◇ 김현정> 타고난 거다? (웃음)

◆ 왕영은> 왜냐하면 대학교 4학년 때 찍은 사진이 있어요. 그거를 지금 보고 주변사람들한테 몇 살쯤 돼 보이냐고 물어보면 초등학생 때 사진인지 알아요. (웃음)

◇ 김현정> 대학교 때 사진을요? (웃음)

◆ 왕영은> 물론 지금은 세월을 어떻게 속이겠어요. 친구들이 이따금 ‘어머 너도 늙는구나?’ 이런 얘기하면. 왜 늙지 않겠어요마는 제가 좀 타고난 게 좀 긍정적이고요. 처져 있는 걸 스스로 못 견뎌해요. 방방방방 뛰어다니는 그런 체질로 타고난 게 아닌가 싶고.

◇ 김현정> 왕영은씨는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분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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