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굿 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았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를 보면, 지난 5일 방송된 '굿 닥터' 첫 방송은 전국 시청률 10.9%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 방송된 MBC '불의 여신 정이'와 SBS '황금의 제국'은 각각 10.0%, 9.8%에 머물렀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오랜만에 보는 웰메이드 '의드'"라는 찬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굿 닥터'의 어떤 면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 조금 '특별한' 주인공
'굿 닥터'의 주인공 박시온(주원)은 이전까지 의학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능력이 뛰어난 냉혈인이 인간미를 갖게 되거나, 가슴은 따뜻하지만 능력은 조금 부족했던 의사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던 게 지금까지 의학드라마 속 주인공의 특징이다. '굿 닥터'는 서번트 신드롬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서번트신드롬은 자폐 성향이나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이 특정한 영역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한다. 박시온은 자폐증을 앓아 사회성은 부족하지만 공간 지각력과 암기력에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3D TV와 갈비에 반응하는 박시온의 해맑은 순수함과 의학 전공서를 통째로 암기하는 천재성은 이전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설정이다.
때문에 천재적인 능력에도 불구하고 의사 어눌한 행동 때문에 무시당하는 박시온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친절하지만 빠른 전개
'굿 닥터' 1회는 박시온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줬다. 박시온이 왜 의사가 되려 했는지, 자폐 성향을 갖고 있던 박시온이 어떻게 의사가 될 수 있었는지가 모두 설명됐다.
뿐만 아니라 냉혈한 김도한(주상욱), 선 머슴같은 차윤서(문채원), 따뜻한 병원장 최우석(천호진), 전략가 강현태(곽도원) 등 주요 배역들의 소개까지 모두 이뤄졌다. 한 회에 소개하기에 벅찰 정도의 분량이지만 '굿 닥터'는 친절하면서도 빠른 전개로 소홀함 없이 모든 인물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이해와 몰입을 도왔다.
◈ 구멍 없는 연기파 배우들의 조화배우들의 호연은 '굿 닥터'의 탄탄한 전개에 날개를 달았다.
박시온은 17세 때 정상인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어눌한 표정과 눈빛으로 보는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불안한 천재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주원은 자기 옷을 입은 듯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그동안 단아하고 정돈된 모습을 주로 선보였던 문채원 역시 차윤서를 연기하며 모든 것을 놓은 모습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예뻐 보이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망가질 것을 예고했지만, 첫 회부터 고주망태에 슬립 차림까지 강도 높은 연기 변신을 선보이며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