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어디가'의 한장면 (MBC제공)
예능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전문 예능인들의 토크쇼나 리얼버라이어티쇼보다는 시청자들에게 생소한 어린이들이나 노년층의 이야기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젊은 층은 한층 자극적인 19금 예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예능계가 재편되는 추세다.
▶가족 예능 인기 ‘아빠! 어디가’ VS ‘꽃보다 할배’최근 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는 MBC ‘일밤! 아빠 어디가?’와 케이블 채널 tvN ‘꽃보다 할배’는 전문 예능인이 아닌 어린이들과 노년층 연기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8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는 16.9%의 전국 시청률로 일요예능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꽃보다 할배’ 역시 평균시청률 5.3%로 방송 4회만에 시청률 5%를 넘어섰다.
두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가족’과 ‘여행’을 내세웠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아빠!어디가?’의 권석CP는 “‘아빠!어디가?’와 ‘꽃보다 할배’ 모두 가족구성원인 어린이와 노년층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행동반경이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출연자 자신도, 시청자도, 제작진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때문에 리얼리티가 극도로 강화된다”라고 분석했다.
케이블채널 tvN '꽃보다할배'의 한장면 (tvN제공)
이미 한국 예능계는 ‘무한도전’, ‘1박2일’ 등을 통해 정점을 찍었다. 두 프로그램을 통해 훈련된 리얼버라이어티의 고수들은 이처럼 강화된 리얼리티에 자막으로 대사를 입히고 편집으로 새로운 구성을 짜 넣으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한층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더욱이 주인공인 아이들과 노인들은 그 자체만으로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키는 매력을 갖췄다. 각박한 세태에 시달리는 시청자들은 TV를 통해 어린이들의 밝은 웃음을 보거나 노인들의 순진무구함에 웃음 짓게 된다는게 권CP의 설명이다.
가족예능의 가능성은 SBS ‘자기야-백년손님’과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 등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SBS ‘자기야-백년손님’은 목요예능 강자인 KBS 2TV ‘해피투게더’를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역시 세대간 소통에서 연예인 가족의 고민을 함께 들어보는 패밀리 특집 ‘할 말 있어요’로 변화를 꾀했다. 권CP는 “일반 시청자와 다를 바 없는 연예인의 가족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청자들 역시 잃었던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젊은 층은 대놓고 19금...‘SNL코리아’ VS ‘마녀사냥’
tvN 'SNL코리아' (tvN방송화면캡처)
그런가하면 젊은 층은 대놓고 ‘19금’예능에 빠졌다. 19금 예능의 선두주자는 단연 tvN ‘SNL코리아’다. 최근 휴지기를 가졌다가 방송재개한 ‘SNL코리아’는 섹시스타의 선두주자로 각광받는 연기자 클라라를 영입하며 성인코미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종합편성채널 JTBC도 ‘19금예능’을 선보인다. 성인예능의 달인 신동엽을 비롯, 각각 라디오와 SNS에서 거침없는 19금 토크를 지향하는 가수 성시경과 칼럼니스트 허지웅 씨, 그리고 호주 출신 방송인 샘해밍턴 등을 내세운 ‘마녀사냥’을 2일 첫 방송한다.
이 프로그램은 치명적 매력으로 남자를 뒤흔드는 마성의 여자 ‘마녀’들에 대한 남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제작진은 “연애의 정석을 몰라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본격 연애 토크쇼”를 표방했지만 초반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신동엽과 성시경의 센 ‘19금토크’가 예고돼 기대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19금예능’은 국민정서상 지상파에서 다루기 힘들다는 점에서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이 지상파를 넘어설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