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 감독 부임 후 처음 치른 한일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본 홍명보 감독은 1년 뒤 열릴양국의 정기전에서야 설욕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송은석 기자
한국 축구에게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맞대결은 무려 6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1954년 3월7일 일본 도쿄에서 처음 만나 5-1의 대승을 거둔 이후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안컵의 1-2 패배까지 총 76경기를 치러 40승22무14패를 기록했다.
기록 상으로는 한국의 일방적인 우세다. 한국이 1980년대까지 상대적으로 우월한 기량을 뽐내며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축구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1990년대 이후부터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하지만 2010년 여름 이탈리아 출신의 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이 부임한 이후 한국 축구는 좀처럼 일본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자케로니 감독 부임 후 4차례의 맞대결에서 한국은 2무2패로 일방적인 열세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축구팬에게 한일전에서의 기분 좋은 기억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없다. 당시 경기는 일본 축구대표팀의 남아공월드컵 출정식을 겸하는 자리였는데 박지성(QPR)과 박주영(아스널)이 연속 골을 넣으며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
남아공월드컵이 끝난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만나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3달 뒤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에서는 공식적으로는 2-2 무승부로 남았지만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당시 일본은 아시안컵 우승까지 차지했다.
최근 당한 가장 충격적인 패배는 2011년 여름 삿포로 원정에서 당한 0-3 완패다. 당시 해외파까지 가세했지만 일본은 가가와 신지(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2골,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1골을 넣어 완승을 따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3-4위 전에서 일본과 만나 짜릿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2년 만에 다시 만난 국가대표팀간의 경기에서 한국은 또 다시 일본을 넘지 못했다. 안방에서 ‘자케로니 재팬’ 격파에 나섰던 홍명보호지만 결과는 1-2 석패다.
한일 양국 축구협회는 다시 한 번 한일전의 정례화를 약속했다. 올해는 동아시안컵으로 대체하는 대신 2014년에는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 10월이나 11월의 A매치 기간을 이용해 일본에서 정기전을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