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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영화어때] '더 테러 라이브' 하정우의 티켓파워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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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일 '설국열차'와 같은 날 개봉

더 테러 라이브 포스터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을까 걱정됐으나 (경쟁) 한번 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올 여름 최고 화제작 중 하나인 3D영화 '미스터 고'와 같은 날 개봉한 영화 '레드 : 더 레전드'(이하 레드2)의 배우 이병헌이 개봉을 앞두고 한 말이다.

정확하게 미스터 고가 18일, 레드2가 다음 날인 19일 개봉했는데 이병헌의 감(?)대로 레드2는 예상을 뒤엎고 개봉 첫 주 미스터 고를 제치고 주말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이병헌의 티켓파워를 보여줬다.

8월1일, 미스터 고와 레드2에 비견될만한 흥미로운 승부가 펼쳐진다. 바로 또 다른 화제작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충무로 대세' 하정우가 주연한 '더 테러 라이브'가 정면승부를 벌이게 된 것. 설국열차는 개봉 10일전부터 예매율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흥행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시사 이후 반응이 찬사일색이 아닌데다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여름에 보기에 너무나 진지하고 어두운 영화라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3일 '더 테러 라이브'가 언론에 첫 공개됐다.

더 테러 라이브는 테러범과의 전화를 생중계한다는 색다른 발상이 흥미롭다. 여기에 하정우가 자신의 첫 연출작 '롤러코스터'와 영화 동지인 윤종빈 감독의 차기작인 '군도'사이 다른 작품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데도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읽고 출연을 결정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역시 하정우다. 그의 선택은 탁월했고, 하정우의 원맨쇼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이 영화는 불미스런 일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국민 앵커 윤영화(하정우)가 테러범에 맞서 오전 9시부터 한나절 가량 벌어지는 긴급 상황을 긴박감 넘치게 펼쳐 보인다.

뉴스룸이란 한정된 공간이 무대고 그곳에서 속보를 전하는 하정우의 모습에서 시작해 끝이 나는데도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러닝타임 97분간 하정우는 화면을 장악하며 매순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이 영화로 데뷔한 김병우 감독의 표현을 빌면 자동차가 고속도로 위를 쌩쌩 달리는 상태에서 시작되는 영화다. 시쳇말로 준비운동도 없이 영화 시작하자마자 하정우의 라디오방송이 시작되고, 바로 테러범에게 전화가 오고, 전화가 끊어지기 무섭게 마포대교가 폭발한다.

가정과 일 모두 엉망진창이 된 윤영화가 이 극단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도 발 빠르다. 경찰에 신고전화를 하려다 말고 바로 상황을 정리한 뒤 보도국장께 전화해 테러범과 전화 연결하는 독점생방송이 가능하다며 자신의 앵커복귀를 조건으로 내건다.

테러범은 생각보다 지능적이나 요구조건은 단순하다. 자신을 건설현장 노동자라고 밝힌 그는 일단 독점생중계 조건으로 21억 원 상당을 요구한 뒤 동료들이 국가행사로 억울하게 죽었다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다.

더 테러 라이브는 마치 실제 재난속보뉴스를 보는듯한 생생함과 예측불허의 전개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촘촘하게 짜인 이야기가 주는 재미와 담고 싶은 메시지가 잘 어우러진 점도 칭찬해주고 싶다. 눈 앞에서 배신을 일삼는 인간군상들에 대한 풍자와 목에 깁스한 우리사회 안하무인 권력자들을 향한 직격탄은 또 다른 재미다.

이 영화는 테러를 전면에 내세웠으나 테러범의 정체가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그보다는 테러범의 타깃(?)이 된 윤영화의 추락과 뉴스속보상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막힌 풍경, 재난에 대처하는 경찰과 정부의 대처방식을 통해 우리사회가 어떤 가치를 우선하며 굴러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는 재난을 기회로 여긴 윤영화도 예외가 아니다. 테러범과 대놓고 거래하는 그의 부도덕한 과거가 까발려지면 우리사회가 부정을 권하는 사회라는 느낌마저 든다. 아니, 도덕적 타락은 성공의 필수요건으로 통한다.

윤영화뿐만 아니다. 윤영화의 상사는 윤영화를 이용해 더 높은 자리에 오르려하고, 대테러센터팀장, 정부당국조차도 당장 곤란에 처한 윤영화나, 끊어진 다리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피해 국민들의 안전보다는 자신들의 승진, 실적, 명분을 더 우선시한다.

사람보다 다른 가치가 우선인 것이다. 결국 테러범이 테러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도 같은 이유다.

상업영화치고는 꽤나 도발적인 결말은 영화 '지구를 지켜라'(장준환 감독)와 최근 개봉된 '명왕성'(이수원 감독)을 떠올리게 한다.

명왕성에서 강북의 재능 있던 아이가 결코 넘을 수 없는 사회의 벽 앞에서 좌절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듯,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테러범 또한 같은 연장선상에 있다.

테러의 이유가 다소 약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으나, 무한경쟁과 사회양극화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늘고있는 요즘의 현실을 떠올리면 전혀 상상 못할 일도 아니다. 논리적 비약이나 허점도 보이나 이 또한 영화의 완성도를 저해할 수준은 아니다.

하정우는 그동안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추격자' '황해'의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에 출연하며 재능있는 신인감독의 탄생을 도왔다. 여기에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추가됐다. 15세 관람가, 8월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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