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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 "시련 뒤 찾아오는 기쁨이 더 크다는 걸 알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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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인터뷰] MBC라디오 ‘2시의 데이트’ 첫 여성DJ 박경림

방송인 박경림이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박경림은 차세대 여성 방송인 중 독보적인 존재다. 탁월한 말솜씨에 연예인부터 거스 히딩크 감독까지 아우르는 화려한 인맥은 박경림만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그 역시 여느 평범한 여성 직장인들처럼 아픔과 시련의 시간이 있었다.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경력단절의 시련을 느꼈고 설상가상 복중 둘째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이 모든 아픔은 박경림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에게 긍정의 힘을 심어줬다. 그리고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첫 여성DJ로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감대를 안겼다.

다음은 박경림과 나눈 일문일답

▶‘2시의 데이트’ 첫 여성 DJ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낮 시간대 DJ를 무척하고 싶었는데 ‘두시의 데이트’는 엄두도 못냈다. 김기덕 선배님 이래 단 한 번도 여자 DJ가 없었다고 하더라. 처음 섭외가 왔을 때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기회가 다시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딱 하루 고민하고 DJ를 맡기로 했다. 단 하루를 하더라도 내가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에서 교감과 소통을 나누고 싶었다.

▶방송을 들어보면 팬들과 소소한 대화를 자주 나눈다. 남편 얘기 등 사적인 이야기도 자주 털어놓던데.

-하하, 맞다. 팬들이 목에 좋다고 레몬을 직접 재서 보내오기도 한다. 나는 지금 목 컨디션이 무척 좋은데 어떤 팬들은 특유의 걸걸한 목소리 때문에 주파수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마 평생 주파수 맞지 않는 DJ가 될 것 같다.(웃음) 어쨌든 라디오는 대단한 매체다. 같은 시간을 공유한다는 건 엄청난 힘이 된다. 단, 두시간이지만 불특정다수와 시간을 보내는 매력은 큰 에너지를 안겨준다.

▶경쟁 프로그램인 SBS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가 워낙 막강하지 않나.

-타도 ‘컬투쇼’를 바라는 건 아니다. 다만 하루에 청취자가 몇 명이라도 늘어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사실 내심 ‘컬투쇼’가 라디오 전체 1위인 게 좋다. 장기 플랜으로 해볼 여력이 있지 않나.

▶정우성부터 요즘 핫한 ‘구월령’ 최진혁까지 스타들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정우성 씨는 영화 ‘감시자들’ 제작발표회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의외로 재치있는 분이라고 여겼는데 라디오 홍보 계획이 없다고 하기에 무작정 부딪쳐 보자고 전화했더니 흔쾌히 수락하셨다. 최진혁 씨는 예전에 같은 소속사에서 가수 준비생으로 있었다. 그 친구가 잘되길 바라며 응원했는데 요즘 잘돼서 무척 기쁘다. 할 수만 있다면 김연아 선수를 꼭 초대하고 싶다. 어린 나이에 흔들리지 않고 마인드 콘트롤을 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사심이지만 유일하게 못 본 연예인이 ‘구준표’ 이민호 씨다. 팬인데 꼭 한번 만나고 싶다.

MBC라디오 '두시의 데이트'를 진행 중인 방송인 박경림 (MBC제공)

 




▶생각해보면 박경림과 라디오의 인연이 남다르다.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데뷔하지 않았나.

-고등학생 때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방송에 입문했다. 데뷔 뒤에는 KBS ‘FM 인기가요’와 MBC ‘심심타파’, ‘별이 빛나는 밤에’를 진행했다. ‘심심타파’를 하면서 결혼을 했고 ‘별밤’을 진행하며 출산했다. 라디오는 항상 내 인생에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두시의 데이트’를 진행하며 둘째를 낳아야 하나...생각하기도 했다. (웃음)

▶아기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난해 유산으로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벌어졌나, 슬프고 억울하기만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이게 나만의 일이 아니구나, 사람들이 말을 안했을 뿐이지,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은 뒤 찾아오는 기쁨이 더 기쁘다는 걸 알게 됐다. 요즘 아이 키우기 힘들지만 혼자 노는 모습을 보면 둘째를 꼭 낳고 싶다. 부모와 함께 있었던 기억을 추억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들어주고 싶다.

▶여성 연예인도 결혼과 출산에 따른 단절을 느끼나.

-당연하다. 나는 결혼만 했을 뿐이고 예전과 다를 바 없는데 결혼을 했다는 것만으로 대중의 인식이 바뀌었다. ‘일요일이 좋다-엑스맨’ 같은 프로그램보다는 육아 관련 프로그램만 섭외가 들어오고.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다. 그렇지만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예전에는 녹화가 길어지면 빨리 집에 가고 싶어졌는데 이제는 녹화 길게 하는 게 즐겁고 좋다. 사람들이 왜 나를 좋아하고 사랑했는지 이유를 생각하게 됐다.

▶절친 이수영도 결혼과 출산을 겪었다. 두 사람이 만나면 할 얘기가 많을 것 같다.

-만나면 그런 얘기를 종종 나눈다. 우리 나이가 일반 회사에서 과장, 혹은 차장 달 나이 아닌가. 여자들은 육아 아니면 회사를 선택할 시기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데뷔해서 10년 넘게 활동했는데 중간에 결혼하고 아이 낳은 뒤 애엄마라고 갑자기 대중의 시선이 달라지니 괴리감이 느껴지더라. 우리 두사람의 결론은 고민하지 말고 무조건 열심히 하자였다. 둘 다 10년 이상 버텼는데, 추후 10년에 더 많은 깨달음을 얻으려면 신인의 자세로 방송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여긴다. 요즘 우리 두사람은 SBS ‘도전 천곡’을 즐겁게 출연하고 있다.

방송인 박경림. 윤창원 기자

 




▶주부 박경림의 일상은 어떤가? 외조는 잘 하는 편인가?

-거기에 대해 할 말이 없다. (웃음) 그렇지만 대화는 많이 한다. 다른 건 못해도 친구같은 부부가 되려고 노력한다. 남편은 선택을 할 때 이성적인 조언을 잘해준다. 예전에 악플보고 속상한 적이 있었는데 남편이 ‘온 국민이 너를 좋아할 줄 알았나, 모두에게 사랑받으려면 너도 남의 험담을 한마디도 한 적이 없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하는데 확 와닿았다.

▶결혼하기 잘 했다고 생각한 적이 언제인가?

-슬픈 일이 있거나 힘든 일 있을 때 위로해주고 같이 흥분해줄 때. 아이와 남편이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볼 때 내가 저 사람이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게 잘한 일이구나 생각이 든다.

▶얘기를 나누다 보면 참 달변이다. 박경림 토크쇼 할 생각 없나?

-언젠가는 해보고 싶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가 어리고 어설펐을 때, 사람들이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박경림 토크쇼’를 목표로 둔 적이 있다. 방송인의 최종 목표가 자기 이름 걸고 토크쇼 하는거니까. 하지만 그걸 하게 되면 그 다음은 뭔가. 진짜 토크쇼 진행자라면 추임새만 넣더라도 진행할 수 있어야 하나 지금의 나는 너무 부족하다. 현재 박경림은 토크쇼를 꿈꾸는 어린아이일 뿐이다. 50~60살이 돼 연륜이 쌓이면 해보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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