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설국열차' 언론시사회가 22일 오후 서울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가운데 봉준호 가독, 배우 고아성, 송강호(오른쪽)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이명진 기자/자료사진)
‘설국열차’에 대한 평단의 반응이 엇갈리면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영화평론가 듀나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액션 중심 영화도 아니고, 열차를 무대로 한 ‘암흑의 핵심’에 가깝다”라며 “(분위기는) 어둡고, 쟁쟁한 배우들이 이야기 중간에 가차 없이 소비된다.”라고 감상평을 적었다. ‘암흑의 핵심’은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소설이다.
듀나는 봉준호 감독의 개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당연히 봉준호의 중요한 개성인 한국적인 캐릭터와 대사는 많이 날아갈 수밖에 없다”며 “거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캐릭터도 단순화되긴 했는데, 원래 나오는 사람들이 많고, 커티스 이외엔 입체적일 필요가 없다.”라고 전했다.
듀나는 평단의 반응을 정리하며 설국열차에 호평을 보냈다.
그는 “버라이어티 평은 좋지만 국내 반응은 좀 밋밋하거나 갈리는 쪽”이라며 “개인적으로 감독에게 이전 영화의 장점과 스타일만을 요구하는 건 의미 없는 일이라고 본다”라고 털어놨다. 여기에 그는 설국열차에 대해 “거칠지만 자기만의 힘과 존재감이 있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영화평론가 남완석 역시 설국열차에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같은 날 남완석은 자신의 트위터에 ‘설국열차’를 매트릭스의 아날로그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야기에 흡인력을 부여하는 배우들의 연기, 도드라지지 않고 효율적인 연출, 오락과 메시지를 균형 있게 담아낸 수작”이라고 극찬했다.
설국열차에 혹평을 던진 평론가들도 있었다.
영화평론가 최광희는 22일 관람을 마치고 자신의 트위터에 “봉준호의 관념적 허무주의를 스타일로 봉합한 우화를 위한 우화”라며 “이 어정쩡한 범작에서 유일한 볼거리는 틸다 스윈턴의 연기뿐”이라고 평했다.
평론가 김봉석 역시 같은 날 자신의 트위터에 설국열차에 대해 “만들기 힘든 이야기라 별 기대는 안 했는데, 그 이상으로 심심하네”라고 짧은 감상평을 남겼다.
엇갈린 평단의 입장을 접한 네티즌들은 “내 기대가 너무 컸나? 일단 개봉하면 영화 보고 판단해야겠다”, “평이 완전히 갈리네. 호불호가 심한 영화인 거 같은데 어떨지 궁금하다”, “봉준호 감독 명성이 있으니까 아주 실망할 거 같지는 않은데 너무 높은 기대치를 잡지는 말아야겠다”, “평론가도 어차피 개개인의 감상을 얘기하는 거니까 내가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할 거 같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을 그린 영화로 8월 1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