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민주당 김현(오른쪽), 진선미 의원(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현 진선미 의원의 특위 위원 자격시비에서 비롯된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공전이 민주당의 계파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도력 부재를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현 진선미 의원을 둘러싼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방이 장기화되면서 민주당이 계파 갈등을 겪고 있다.
친노의 핵심인 김현 의원과 친문재인계인 진선미 의원이 국정조사 국면에서 새누리당의 부당한 공세에 버티면서 사실상 ‘지도부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국정조사를 통해 성과를 내야 하지만 새누리당의 부당한 제척 이유를 따를 수도 없는 지도부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 등에서는 목소리를 높였던 문재인 의원이 유독 제척문제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의심을 더하고 있다.
“쇠가 달궜을 때 내려치는 대장장이의 지혜! 왜 민주당은 식었을 때 내려치나? 지도자는 때로는 신속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최근 트위터 발언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김현 진선미 의원의 사퇴보다는 “신속 잔인한 결정”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지도부에 방점이 찍힌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이같은 해석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친노인 이해찬 상임고문과 손을 잡아 담합 논란에 휩싸였던 전력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내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당 내 당을 만들고 있다”며 “지도부를 흔들어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4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접수했지만 여전히 소수파인 김한길 지도부를 흔들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는 인식이다.
그런가 하면 당 지도부의 지도력 부재와 무기력함을 탓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물러날 때 물러나더라도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길을 지도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며 “지금 상황이라면 나 같아도 물러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새누리당의 부당한 요구가 있는 상황에서 15일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등 한마디로 ‘기술’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른바 ‘귀태’ 발언으로 홍익표 의원이 지난 12일 원내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나자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이라는 말도 있다.
여야가 첨예하게 맞선 상황에서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민주국가에서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지도부가 소속 의원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원내 핵심 관계자는 “김현 진선미 의원에 대한 제척요구가 불거진 뒤 열흘 이상 새누리당과 대립하며 시간을 끈 것이 퇴로를 열어 준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현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16일 야당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를 통해 두 의원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개진한 만큼 조만간 진퇴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 도래하더라도 이 자리(특위 위원)를 지키겠다”는 이날 김현 의원 등이 발언에 비춰볼 때 이같은 기대가 현실화될 지는 미지수이다.
한편 새누리당의 입장은 느긋하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의 집안싸움으로 국정조사가 반쪽이 되지 않도록 두 의원은 빨리 사퇴하라"는 여유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