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5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극본 최정미ㆍ연출 부성철ㆍ이하 장옥정)에서 동평대군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상엽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CBS)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는 지금까지 TV와 영화 속에서 비쳐진 표독스러운 장희빈의 일대기를 그린 것과 다르게 숙종과의 사랑에 초점을 맞춰 신선한 멜로 사극으로 재탄생시켜 많은 마니아층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김태희의 데뷔 이래 첫 사극, 유아인의 미친 연기력으로 관심을 받았지만, 김태희나 유아인 외에도 여러 배우들이 6개월간 최선을 다해 ‘장옥정’을 완성했다.
앞서 KBS 2TV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이하 착한남자)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 이상엽(30)은 ‘장옥정’에서도 한층 더 성숙한 연기력으로 시청자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극 중 동평군 이항으로 분한 이상엽은 이순(유아인 분)의 어린시절 절친한 친구이자 장옥정(김태희 분)을 동시에 사랑하는 라이벌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최근 드라마 종영 후 CBS 목동사옥에서 만난 이상엽은 “드라마 일정을 모두 마쳤지만, 심적으로는 아직 끝나지 않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하면서 “촬영 하면서 유아인의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털어놨다.
이하 일문일답-동평군은 어떤 인물인가.▲ 왕(숙종·유아인 분)과 그의 여자(장옥정·김태희 분)를 동시에 사랑한 인물이다. 어느 한쪽 편도 들 수 없는, 그래서 더욱 비극적인 캐릭터였다. 실제 동평군은 많이 힘들었을 거다.
지난 달 25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극본 최정미ㆍ연출 부성철ㆍ이하 장옥정)에서 동평대군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상엽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CBS)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실제 성격과 비교해본다면.▲ 발랄함과 까불까불한 모습이 닮아있는 것 같지만, 지고지순한 모습은 닮았는지 모르겠다.(웃음) 닮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는데 실제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나.
▲ 실제로 그런 적은 없다.(웃음)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왕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차지하려고 노력할 거 같다.(웃음)
-‘장옥정’의 시청률은 그닥 높은 편이 아니었다.▲ 안타깝다. 열심히 찍고 재밌게 찍었는데 많은 분들에게 좋은 얘기를 듣지 못했다. 많은 분들이 더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도 지나고 보니까 당시 힘들었던 게 좋은 기억이 되더라.
-또래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는데 친해졌나.▲ 생각보다 (또래 배우들과) 많이 친해졌다. 드라마 끝나고 나서도 다들 연락하고 지낸다. 빨리 시간 맞춰서 만나야할 것 같다.(웃음) 김태희, 유아인, 홍수현 등 많이 친해졌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다.(웃음)
-촬영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게 있나.▲ 5~6개월 정도 촬영을 했는데 유아인의 연기를 보고 굉장히 감동했다. 유아인의 연기가 모두 기억에 남는다. 카메라 앞에서가 아닌 인간 유아인도 좋았고, 멋진 배우들과 촬영한 게 기억에 남는다. 그렇지만 지방 촬영이 많아 집에 자주 못가는 게 아쉬웠다.(웃음)
-‘장옥정’은 본인에게 어떤 작품인가.▲ 가장 오랜 시간 준비한 작품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한 게 처음이었다.(웃음) 예전 같았으면 그냥 쉽게 넘어갈 일이 (비중이 크다보니) 크게 와닿은 것 같다. 촬영을 하면서 모든 상황을 애착을 가지고 한 건 처음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와도 많이 친해졌다. 스태프 이름 모두 다 외우고 재밌는 얘기도 많이 나눴다.(웃음)
-‘장옥정’과 전작 ‘착한남자’에서도 한 여자를 짝사랑한다. 두 인물의 차이점은.▲ 실제로 ‘착한남자’의 박 변호사보다는 동평군이 무서운 사람이다. 동평군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장난기로 포장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박 변호사는 어두웠다. 둘 다 목숨을 걸고 사랑했지만, 성격적으로 차이가 있었다.
지난 달 25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극본 최정미ㆍ연출 부성철ㆍ이하 장옥정)에서 동평대군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상엽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기독교방송(CBS)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성호기자
-연기자는 언제부터 꿈꿨나.
▲ 사실 어렸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 못했고, 막연하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회사 오디션을 보고 합격하게 됐다. 회사에서 모든 연기를 배우게 됐다. 그 시기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가 아닌가 싶다. 연기가 쉬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웃음)
-연기자의 꿈을 포기한 적도 있었을 텐데.▲ 데뷔작에서 연기를 너무 못해서 6개월 정도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회사에서 하는 연기 발표회가 있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만둘 생각을 했다. 사실 꼴찌를 걱정했는데 1등을 하게 됐고, 시트콤 오디션을 볼 수 있게 됐다.
-자신 만의 연기철학이 있다면.▲ ‘똑같지 말자’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다. 사람이기 때문에 표정이나 보여지는 것에 한계가 있다. 최대한 똑같이 않게 보이려고 한다. 또 같은 표정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실제로 유쾌한 성격이라는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지는 않나.
▲ (출연)하고 싶다.(웃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얼마든지 출연하고 싶다. ‘런닝맨’이나 ‘진짜 사나이’도 재밌을 것 같다. 다만 ‘아빠! 어디가?’는 출연하기에 무리가 있다.(웃음)
-향후 계획은.▲ 쉬지 않고 계속 달리고 싶다. 작품에 계속 나오다 보면 시청자가 지루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올해에는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싶고, 혼자 여행도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