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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사수 결의안' 정족수도 못 채우고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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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도의원들 '정치적 부담감'에 정족수 미달...홍준표 '고립무원'

홍준표 지사(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경남도의원들이 국정조사를 거부한 홍준표 지사를 비호하기 위해 이른바 '홍준표 사수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경남도의회는 11일 오후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법 사수를 위한 대 국회 촉구 결의안' 표결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결의안에는 "국회가 헌법과 지방자치법상 지방고유사무이며 지방의회 감사, 조사 권한까지 명시하고 있는 진주의료원 사무와 관련한 국정조사 강행은 지방정부의 고유권한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돼 있다.

또, "지방고유사무에 대한 국정조사 중지를 요구하고 또 다른 지방사무에 대해서도 힘으로 강행할 수 있다는 악습의 방지와 국회의 위헌에 대해 강력한 규탄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그동안 국정조사를 홍준표 지사가 국정조사를 거부하며 주장했던 말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이성용 의원이 발의한 이 결의안은 11일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표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58명의 도의원 가운데 의결정족수는 30명 이상이 돼야 하지만 부족했고, 오전 본회의에서만 2차례 정회를 거듭하며 결의안 채택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오후에 39명의 도의원이 출석을 했지만, 표결 직전 야권 도의원들이 집단 퇴장하면서 28명만 남게됐고 결국 의결정족수가 2명이 모자라 처리가 무산됐다.

야권 도의원들은 이 결의안이 '홍준표 사수 결의안'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반대 토론에 나선 이종엽(통합진보당) 도의원은 "홍 지사가 도의회에 출석하는 것이 지방자치권한을 지키는 것으로 호도하는 행위는 도의회가 홍 지사 거수기를 자처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 지사는 그동안 도의회에 4번이나 불참했고, 또 홍 지사가 도의회를 무시하는 발언을 해도 아무도 제지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며 "이번 결의안은 홍 지사 편들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숙 도의원(민주당)도 "도의회가 집행부 편들기 하다가 340만 도민들이 대한민국에서 고립되지 않을 까 심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여영국 도의원(진보신당)도 신상발언을 통해 "이 결의안은 '홍준표 사수 결의안'"이라며 "도의회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 새누리당 의원들만 결의하라"고 반발했다.

비교적 손쉽게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 결의안이 무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중앙당의 눈치를 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지사가 느닷없이 "친박이 핍박한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내 주류세력을 싸잡아 비판한 후 싸늘한 당의 분위기를 감지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공천권을 쥐다시피 하고 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언질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경남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신성범 의원은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결의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새누리당 중앙당과 지방과의 분열로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날치기를 주도하며 홍 지사에게 '든든한 우군'이었던 도의회마저 홍 지사 구하기에서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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