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이 톱타자 서건창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최근 넥센 염경엽 감독의 고민은 무너져버린 테이블 세터진이었다. 1번 타자 서건창이 22일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6주간 전력에서 이탈했고, 2번 타자 장기영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으면서 최근 대주자로 물러났다. 강력한 중심타선을 보유하고도 밥상을 차릴 선수가 없으니 점수 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고민을 해결해준 새로운 유망주가 등장했다. 바로 문우람(21)이다.
문우람은 지난 22일 NC전에 앞서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사실 분위기 쇄신 차원이었다. 이른바 '땜빵'이었다. 일단 장기영의 부진 탓에 올라오자마자 선발 라인업을 꿰찼다. 좌익수 겸 2번 타자로 나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 때만 해도 큰 인상은 심어주지 못 했다.
23일 경기에서는 좌익수 자리를 다시 장기영에게 내줬지만 우익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2타수 2안타에 볼넷 2개. 무엇보다 3차례나 홈을 밟으면서 테이블 세터진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 염경엽 감독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경기였다.
결국 25일 SK전에서는 톱타자로 한 단계 승격됐다. 부진한 장기영의 좌익수 포지션과 부상 당한 서건창의 톱타자 타순을 홀로 도맡았다. 문우람의 톱타자 데뷔전은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로 끝났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26일에도 문우람을 그대로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전시켰다.
감독의 믿음에 문우람은 기대에 100% 부응했다. 1회초에는 멋진 다이빙 캐치로 1사 1, 3루 위기를 1점으로 막더니 타격에서는 4타수 2안타로 맹활약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3회 좌전 안타, 5회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안타 후 모두 득점에 성공하면서 톱타자로서의 재능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염경엽 감독도 "문우람이 테이블 세터로서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줘 경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칭찬했다.
사실 문우람은 지난 시즌 막판에도 1군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타율은 2할3푼1리에 그쳤지만 25경기에서 보살만 5개를 기록하면서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하지만 넥센 외야진에 자리가 없었고, 2군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다. 대신 2군에서 구슬땀을 흘렸고,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움켜쥐었다.
문우람은 "야구가 잘 돼서 좋다. 무엇보다 가족이 기뻐해서 더 좋다"면서 "2군 코칭스태프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1군에 올라오자마자 믿고 선발로 내보내준 염경엽 감독님께도 감사하다. 앞으로 1군에서 한결 같이 좋은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