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억여 원 할인'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수도권 미분양 물량이 이른바 땡처리 아파트로 분양되고 있다.
22일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서울, 수원, 용인, 부천, 화성, 파주 등 수도권 곳곳에서 최소 1억여 원에서 최대 3억여 원까지 할인해주는 땡처리 아파트가 쏟아져 나와 있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걸려있는 땡처리 아파트 광고
최대 3억여 원까지 분양가를 깎아 주는 땡처리 아파트는 대부분 부동산 거품이 남아있던 지난 2007년부터 2009년에 지어진 중·대형 아파트지만 최근에 준공된 아파트들도 심심치 않게 거래되고 있었다.
때문에 제 값을 치르고 아파트를 사들인 입주민들은 땡처리에 따른 집값 하락으로 인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지만 부도위기에 몰린 건설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땡처리에 몰린 미분양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 A아파트 전용면적 149㎡에 분양가는 5억5900만 원이다.
당초 분양가는 7억9900만 원이었으나 미분양 물량은 30%나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인근 B아파트도, 전묭면적 193㎡를 9억4000만 원에 분양했었지만 최근에는 40%나 할인된 5억5800만 원에 미분양 물량을 땡처리하고 있었다.
땡처리 아파트 판매는 용인만의 현상은 아니다.
서울 강동구, 마포구, 성동구, 은평 뉴타운 등에서 최근에 분양했던 중·대형 아파트들은 울론 수원, 고양, 부천, 화성, 파주, 김포 등에서도 신도시, 재개발단지 등을 가리지 않고 중·대형 아파트들은 대부분 땡처리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들의 미분양 사태에 대해 급격히 변해버린 주택 수요 트랜드를 건설사들이 제때 반영하지 못했고,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사업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할인 음지에서 양지로
기존에는 건설사 등이 미분양 물량 소화를 위해 견본주택 내방객 등에게 문자로 홍보하는 등 음성적인 거래를 통해 계약자나 입주민들의 반발을 피해왔다.
그러나 최근 분양가를 할인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면서 노출방식도 버스광고, 길거리 현수막 등으로 점차 과감해졌다.
분양가 할인 마켓팅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건설사들의 자금압박이 심해졌다는 반증이다.
시공사와 시행사들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해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거나 연장할 수 있고,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시세로 인해 입주민과 건설사가 법정 소송을 벌이고 있는 아파트들은 오히려 공개광고에 따른 법적 부담감이 줄어들어 대놓고 할인 광고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공사는 공사비를 회수해야 자금회전을 할 수 있고 시행사는 PF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라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악성미분양 물량을 털어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3년 6월 현재 수도권지역의 신규 아파트 공급원인 경기도의 미분양 물량은 모두 2만4511가구에 달하며 이 가운데 대다수가 중·대형 아파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