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올 여름도 폭염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산시가 독거노인을 비롯한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해 무더위 쉼터 지정 등 폭염대책을 시행하고 나섰다.
하지만, 실효성 문제로 비판받았던 과거 대책들을 대부분 재탕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여름 부산은 기후변화 영향으로 더위가 이전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은 물론 절정의 무더위도 늦게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무더위 쉼터와 취약계층 방문건강관리 프로그램, 무더위 휴식시간제 실시 등 종합폭염대책을 서둘러 시행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가 쏟아내는 대책 대부분은 푹푹 찌는 여름철을 견디기엔 한참 부족한 생색내기식 지원에 그칠 것이라 우려가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시는 지난해와 같이 주민센터나 새마을금고, 은행, 복지관, 경로당 등 845곳을 무더위 쉼터로 운영해 노약자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실질적인 쉼터 운영은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경로당에 한해서는 7~8월 두 달간 냉방비 5만 원씩을 지원하는
새로운 대책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실제 에어컨을 가동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한 경로당 운영자는 "월 20만 원 이상 나오는 전기요금을 전액 지원해줘야 쉼터를 원활히 운영을 할 수 있는데, 5만 원으로는 사실상 선풍기도 제대로 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일부에선 일괄적인 지원방식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산발전연구원 송교육 선임연구원은 "저소득층 밀집지의 경로당과 값비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들어선 경로당에 똑같이 5만 원씩 지원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대책"이라고 꼬집었다.
심지어 공공기관 실내온도 제한온도인 28도에 묶여 사실상 냉방기를 틀수 없는 동 주민센터까지 무더위 쉼터로 지정돼 있어 보여주기식 행정의 전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산시가 폭염대책으로 발표한 '무더위 휴식시간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공무원들 마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기초단체 공무원은 "폭염특보 발효시 65세 이상의 노인, 학생, 농민, 군인, 건설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휴식을 권고하는 제도를 실시한다지만, 공사 완료시점 맞추기 빠듯한 건설현장 등에서 휴식시간제 권고가 과연 먹혀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냉방비 지원 등 기상이변으로 부터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대책 마련이 절실해지고 있지만, 부산시나 정부 모두 구호만 외칠뿐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