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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국정원 ,'검찰 수사결과'를 계속 묵살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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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개혁'의 '개'자도 안나오고 정치공방만 키워

(원세훈 전 국정원장/자료사진)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국정원의 정치와 선거 개입 행위는 한국 민주주의 발전 역사에서 늘 비판과 수사의 대상이었고 그를 토대로 반성과 법 개정 등을 통해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북풍 공작 사건' 이 바로 그런 경우다.

그러나 이번에도 국정원의 중대한 범법행위가 검찰 수사로 드러났지만, 당사자인 국정원과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청와대는 아무런 후속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는 반드시 처벌에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대통령과 국정원은 꿀먹은 벙어리가 돼있는 것이다.

사실 수사의 목적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범죄 혐의가 드러난 사람에 대해서만 사법처리를 하는 것은 '하책'에 불과하고, 보다 '상책'은 해당 기관의 조직적 문제에 대해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개혁을 하는데 있다.

현재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원전 수사도 보다 근원적 대책을 찾는 것이 범법자들을 색출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국정원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가 정식으로 발표되면, 모두가 국정원에 대한 개혁 조치가 나올 것으로 예상을 했다.

검찰의 공안 고위검사들 조차도 "국정원에 대해 공직 선거법 적용이 되면 어떤식으로든 보도자료 내든, 정치관여 안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코멘트가 나올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여당은 '말단 직원 몇명이 오버해서 한 것"이라며 훼손시키는데 전념하고, 국정원은 '꿀먹은 벙어리'가 돼있으며 청와대는 '자기네 검찰이 아니라'고 하면서 수사 결과를 묵살하고 있다.

장유식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장)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인데 대통령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에 대해 정권의 정통성을 흔들 수 있다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황에서 개혁 방안이 나오기 어려울 것 같다"며 "정부 여당은 여론이 양비론적으로 흘러가며 정치공방으로 흐지부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정원 직원의 정치·선거 개입은 이미 법원의 판결을 통해 명확하게 심판을 받았다.

법원은 "①연혁적으로 국정원의 직무 범위가 국가 안전보장과 무관한 정치적 사안에 대한 개입에까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정원의 직무 범위를 구체화하는 방향으로 그동안 법률이 개정돼 왔다"는 점과 "② 국정원법에는 국정원의 목적 및 직무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국정원 직원이 그 어떤 정치나 선거에도 관여하고 심지어 비리정보를 수집하는 것조차 직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이미 못박았다.

또한 검찰 조사에 나온 국정원 직원들은 "우리는 지시가 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일관되게 진술한 바 있다.

(자료사진)

 

검찰은 '국정원 직원들이 직무범위를 명백히 벗어났지만 개인의 신체자유를 침해하지 않아 기소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불기소에 대한 비판은 따갑다.

특히 '댓글 70여개를 단 것을 가지고 검찰이 정당한 국정원 활동을 선거법 위반으로 무리하게 몰고 있다'는 여당의 주장도 이번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전형적 물타기 수법이다.

검찰과 국정원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으로부터 정치·선거 개입을 위해 댓글공작 활동을 벌인 심리전단 소속의 '방어전 심리전팀'(4개팀, 직원 70여명으로 구성)'은 순전히 이 일에 동원돼 온 것으로 확인됐다.

심리전단 창설당시의 순수한 종북세력 척결이나 대남 간첩활동을 포착하기 위한 심리전팀은 심리전단 소속의 다른 팀이 지금도 따로 맡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원세훈 전 원장은 기존 심리전 팀외에 촛불집회 이후 종북세력을 척결한다는 미명아래 정치와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별도로 '방어전 심리전팀'을 꾸려 범법 행위를 해 온 것이다.

이처럼 국정원 직원의 직무범위를 벗어나 법을 위반했고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불리는 선거에 까지 관여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됐는데도 책임있는 청와대와 여당이 행정부의 일원인 검찰의 수사결과를 묵살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게 단순히 전직 원장의 처벌로 그쳐서는 안되는 사안인데 국정원 내부에서도 권력자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국민 입장에서 비판적 생각을 갖고 자기 기관, 자기하는 일에 소명의식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드러나고 있지 않아 어디서부터 개혁을 시작을 해야 될 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이번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 수사는 국정원을 법에 정한 목적대로 운영되도록 개혁할 때 가장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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