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녹조
4대강 사업 준공 1년이 됐지만, 사업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였던 수질 개선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대규모 녹조 발생 등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대형 보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우려했던 환경 재앙의 시작이다.
아니다. 더 지켜봐야 한다.
4대강 사업 준공 1주년 수질 논쟁이 예측에서 이제는 현실 검증으로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환경단체는 계속되는 녹조 현상과 수질 악화는 대규모 보 때문이라며 최소한 수문이라도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맞선 환경 당국은 4대강 사업으로 녹조나 수질이 악화했다는 판단을 하기에는 이르다며 좀 더 지켜보자는 신중한 태도다.
그러나 당장 수질이 개선될 것처럼 당당하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8월부터 발생했던 낙동강 녹조가 올해는 6월 초부터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지난 7일 경북 고령군 우곡교 하류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한 눈에 녹조가 드러난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전국장은 "그동안 환경당국은 낙동강 녹조 현상이 이상고온 때문에발생한 것이라고 강변해 왔지만 낮 기온이 30도 초반인 6월부터 녹조가 나타난 것을 볼 때 기온 상승이 녹조의 직접적 원인이 아니란 것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4대강 사업으로 대량으로 모래를 퍼내면서 녹조가 번성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고, 대규모 보마저 들어서 물 흐름이 막혔기 때문에 초여름부터 녹조가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는 수문을 개방하고 하루 빨리 해체하는 것만이 환경 재앙을 막는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 당국은 신중한 입장이다.
대구지방 환경청 강석재 수질총량과장은 "환경운동연합이 녹조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지점을 이틀 연속 찾았지만 녹조 현상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도 "기온이 올라가면서 녹조 발생 우려가 커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낙동강 수질은 상류 쪽 BOD는 미미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치 변화가 크지 않아 큰 의미가 없다"며 "4대강 사업이 준공된 지 이제 1년밖에 됐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가 더 축적이 돼야 수질 악화나 개선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질 측정 자료를 봐도 낙동강 상류 쪽 수질 악화는 두드러져 보인다.
환경부 물환경 정보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 상주강 상주보 상주3지점은 지난 2008년 평균 BOD가 0.9ppm으로 1급수를 유지했지만 2009년 1.1ppm,2010년과 2011년 1.2 ppm에서 보가 들어선 지난해에는 1.3ppm으로 2급수로 떨어졌다.
구미보 하류인 구미시 고아읍 강정지점도 2008년 1.0ppm으로 1급수를 유지했지만,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에는 1.4ppm으로 계속 나빠지는 추세다.
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달성지점은 2008년 2.3ppm에서 2010년과 2011년 1.6ppm으로 개선됐다가 강정보에 물을 가두면서 다시 나빠져 지난해에는 2.0ppm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16개 보의 수질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9% 증가했고 조류 농도는 1.9% 는 것으로 조사됐다.
4대강 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풍부한 수량 확보로 홍수 예방은 물론 수질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녹조 현상에 수질 개선 효과는 커녕 오히려 나빠지면서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공방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