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 시각) 애리조나와 홈 경기에서 아쉽게 시즌 7승이 무산된 류현진(26, LA 다저스). 그러나 6이닝 동안 데뷔 후 최다인 11안타를 내주면서도 빼어난 위기 관리 능력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펼치며 선발 투수로 제 몫을 해냈다.
타격에서도 데뷔 첫 3루타를 뽑아내며 타점과 득점까지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무엇보다 애리조나 에이스급 투수들을 잇따라 두들기며 매운 맛을 듬뿍 선사했다.
이날 류현진은 1-3으로 추격한 5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패트릭 코빈에게 1타점 3루타를 뽑아냈다. 볼 카운트 1스트라이크-2볼에서 높게 형성된 시속 93마일(약 150km) 직구를 제대로 밀어쳤다. 여기에는 다소 무리하게 볼을 잡으려다 담장까지 빠뜨린 상대 우익수 제라르도 파라의 실책성 수비의 덕도 있었다.
투수를 상대로 쉽게 이닝을 마무리하려던 코빈의 방심이 컸다. 류현진에게 4구까지 모두 직구로만 승부하다 얻어맞은 것이다. 흔들린 코빈은 이후 연속 3안타를 내주며 동점과 역전까지 허용했다. 이후 6회 교체됐는데 올 시즌 9승 무패 가도를 달리던 코빈이 처음으로 6이닝을 채우지 못한 경기였다.
경기 후 코빈은 당시 상황에 대해 "5회는 정말 세 번째 아웃을 잡아낼 수가 없었다"면서 "내가 어디로 던지든 다 안타를 얻어맞은 상황이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코빈은 3-0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류현진의 3루타 등 2사 후 연속 5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이미 애리조나 선발 1명을 방망이로 보내버린 적이 있다. 지난 4월 14일 상대 우완 이언 케네디를 상대로 류현진은 3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3회 2루타에 이어 5회와 6회도 각각 중전 안타와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케네디는 지난 2011년 21승, 지난해 15승을 거둔 수준급 투수. 그러나 류현진을 쉽게 보고 세 번 모두 직구 승부를 펼치다 된통 당했다. 특히 6회 2사에서 맞은 류현진의 안타로 흔들린 케네디는 이후 2루타와 볼넷, 안타로 3점을 내주며 강판됐다. 경기 후 케네디는 "상대 투수에게 3안타를 내줬는데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자책했다. 당시 류현진은 6이닝 9탈삼진 3실점으로 2승째를 따냈다.
그런 류현진이 두 번째 대결에서는 떠오르는 애리조나 좌완 코빈을 두들긴 것이다. 비록 불펜 난조로 승리는 무산됐지만 한국 동산고 시절 4번 타자의 매운 맛을 각인시키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씻어낸 류현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