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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장기호 "교육부는 예술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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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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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매일 아침 7시-9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울예술대학 장기호 교수

''''교육부는 예술을 모른다.'''' 이게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싶으시죠? 지난 화요일에 전국 예술대학교 학생들이 교육부 앞에 모였습니다. 기자회견까지 열고 시민들 서명도 받았다는데요. 이유는 ''''제발 예술에다가 취업률 잣대를 들이대지 말라'''' 이런 겁니다. 이게 무슨 얘기인지, 예술대학교 출신이자 지금은 또 예술대에서 후진양성하고 있는 선생님 한 분 모셔보죠. 빛과 소금의 가수 장기호 씨.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장기호 교수를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봅니다.

장기호

 

◇ 김현정> 좋은 일로 이렇게 인터뷰해야 될 텐데, 좀 우울한 소식이 있네요.

◆ 장기호> 그래도 좋은, 올바른 의도가 전달이 된다면 해야죠.

◇ 김현정> 그럼요. 사실 지난 2011년에도 예술대학 교수들이 기자회견하고 성명서 발표하고 이랬던 거 제가 기억을 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학생들까지 거리로 뛰쳐나왔어요.

◆ 장기호> 제가 먼저 이 말씀을 드리기 전에 우리나라 고등교육법에 대해서, 대학의 목적에 대해서 기록돼 있는 법이 있거든요? 그걸 잠깐 말씀을 드리면 ''''대학의 목적은 인격을 도야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여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가 이제 대학설립의 목적이란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이 교육부 정책이 지금 이것에 반하는, 뭔가 맞지 않는 그런 정책이 되는 것 같아서 아마 학생들도 이제 그것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해요. 왜냐하면 지금 공부하다가 갑자기 교수님들이 전부 자꾸 취업하라고 하고, 본인들의 삶의 방향하고 자꾸 다른 쪽으로 유도를 해 버리니까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아마 같이 동참하게 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왜 이 학생들이 이렇게 뛰쳐나왔는가. 그 원인을 따져보니까 예술대에서 지금 구조조정이 막 일어나고 있다. 예술학과가 폐지되고 있다. 왜 그런가 하니, 교육부에서 취업률 평가를 하는데 거기에서 불리한 점수를 예술학과들이 받다 보니까 대학들이 너도 나도 예술학과를 폐지해 버린다, 이런 거더라고요?

◆ 장기호> 우리 예술대학 학생들은 졸업을 하면 바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안 되잖아요. 예술가로 완성되기 위해서는 졸업하고도 수많은 훈련과 그 연습과 습작, 경험이 필요한데. 지금 현재 교육부 법으로는 졸업한 1년 정도 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거든요.

◇ 김현정> 그 학과가 취업을 얼마나 시켰는가?

◆ 장기호> 그렇죠. 예를 들어 대기업에서 가수를 뽑는다거나 연기자를 뽑는다거나 이런 상황이면 얘기가 달라지는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취업률 잣대를 잰다는 것. 이건 좀 문제가 되고 부작용이 지금 많이 보이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교육부에서는 그렇게 취업률 평가해서 어디다 씁니까?

◆ 장기호> 그러니까 학교를 일종의 서열화 시켜서 좋지 않은, 규격에 맞지 않는 대학은 이제 퇴출시키고 좋은 학교들만 남기겠다. 이런 좋은 주장이기는 한데, 결과적으로 잣대를 재는 것에 있어서 부작용이 지금 더 많이 보여진다는 게 문제가 되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 취업률 잣대 가지고 재정지원도 하느냐 마느냐, 이런 것도 결정이 되나요?

◆ 장기호> 그렇죠. 저희 대학 같은 경우는 전부 예술계열로 구성이 돼 있는데요. 요즘 같은 경우는 예술교육을 시키려면 여러 가지 첨단장비들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여러 가지 콘텐츠 구축하고 이러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현재 열악한 학교의 상황 때문에 정부 지원이 좀 필연적이고요. 그래서 만약 평가에서 저희들이 지원을 못 받게 되면 사실은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갈 수도 있는 거죠.

◇ 김현정> 일반 대학교의 예술학과들 상황이 어떤가 조사를 해 보니까요. 동국대학교가 문예창작과 폐지했고, 배재대가 연극영화과, 칠예과 폐지했고요. 청주대가 회화학과 폐지, 동아대가 무용학과, 상명대는 국악과와 음악과를 통폐합했고. 서원대도 연극영화과, 미술학과, 음악학과, 화예디자인과 다 폐지했네요.

◆ 장기호> 그러니까 결국은 기초인문사회학 분야가 지금 거의 다 없어지는 상황이거든요? 그렇다면 대학 교육의, 우리나라 고등교육법에 있는 ''''학술이론과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분이 없으신 거기 때문에 그건 본의 아니게 정말 엉뚱한 결과로 지금 가고 있는 거죠.

◇ 김현정> 예술대학교 취업률은 보통 얼마나 되나요?

◆ 장기호> 저희 대학 같은 경우는 굉장히 저조하죠. 왜냐하면 취업률을 뭘 기준으로 잣대를 재느냐가 문제거든요? 도대체 취업이 뭐냐? 그런데 이것도 사실은 신빙성이 없어요. 그러니까 학생들이 취업이 되었다라고 하는 증거가 예를 들면, 경제활동을 해서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내는 것. 이걸로 본다고 하면 현재 상황에서는 건보DB에 잡히는 게 있고요, 국세DB에 잡히는 게 있거든요.

◇ 김현정> 건강보험료, 국세청?

◆ 장기호> 네. 그런데 이번 6월에 저희가 평가받는 건 건강보험만 잡힌다는 거죠. 그러니까 건강보험을 제공 받는 직장으로 취직이 돼 있어야 하는데, 사실 예술대학 학생들이 이 건보에 잡힐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만약에 국세DB로 가게 되면 액수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정도.. 저희들이 원래 활동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적게나마 세금을 내고 있지만, 지금 현재 상태로는 건보만 인정이 되는 상황이고요.

만약에 인정을 받더라도 그 %로 본다고 하면요, 건강보험쪽이 한 80% 인정받는다고 하면, 국세DB에서 잡히는 건 상대적으로 약 20% 정도밖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죠.

◇ 김현정> 스승이자 선배의 입장으로서 심경이 어떠신가요?

◆ 장기호> 저는 지금 우리 예술종사자들이 일단 흔들리지 말고,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단 학업을 성취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좀 더 대학의 목적에 맞는 그런 상황으로 관계자들이 좀 연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체능계 같은 경우도 만약에 정부관계자가 이쪽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하면, 예술대학 관계자들하고 좀 회의도 하고 협의를 거쳐서 예술대학에 맞는 잣대를 다시 대야 되지 않는가.

또 외국의 경우도 좀 벤치마킹을 해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해야지 다양한 사회가 구성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운동 같은 경우도 사실은 융복합 분야에 따라서 다른 잣대로 선수들을 선발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양한 운동이 존재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너무 하나의 잣대로 이렇게 잰다는 건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해서 전도연 나오겠습니까, 싸이 나오겠습니까? 취업률 가지고 이렇게 점수 매기면 말이죠.

◆ 장기호> 그렇죠. 사실은 지금 이 상태로 가게 되면 예술대학은 굉장히 불리한 상태로 가게 되고요. 제가 가장 화가 났던 게 뭐냐 하면, 사실 국악과라든지 국어국문학과가 최근에 위험을 느끼게 돼서 통폐합하거나 없어지거나 하거든요?

◇ 김현정> 그것도 걱정이 되죠.

◆ 장기호> 그런데 사실은 우리 민족정서에 근간이 되는 부분이거든요. 우리가 우리의 언어를 발전시키지 않고,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키지 않으면 미국사람이 발전시키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결국은 민족정치를 말살시키는 정책까지 돼 버린 거예요. 이건 정말 문제가 있다. 그래서 좀 생각을 바꿔야 되고, 이건 국민적으로 다시 잡아야 될 필요가 있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한편으로는 너무 탁상행정적인 교육부의 정책을 만들어낸 우리나라 대학의 교육이 문제가 또 있다,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교수님. 오늘 이렇게 흥분하신 거 저 처음 봐요. (웃음)

◆ 장기호> (웃음) 저 원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잘 좀 해결됐으면 좋겠네요.

◆ 장기호> 저도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수 장기호 씨,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장기호 교수 만났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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