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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이명박 정부 내내 중단됐던 남북당국회담이 12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열린다.
6년여 만에 열리는 남북당국회담의 대표자 급이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북한이 상급당국자를 단장으로 하겠다는 발표를 한 만큼 사실상 남북장관급회담이 열리는 셈이다.
의제는 일단 남과 북의 발표문이 차이가 있지만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와 금강산 관광재개문제, 이산가족 상봉이 핵심이 될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단절됐던 남북당국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재개되는 만큼 남북당국이 어떤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올여름 휴가, ''금강산 관광'' 가능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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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재개가 가능한가?
= 남북당국이 합의한다면 가능하다. 이미 지난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금강산 관광이 진행됐기 때문에 남북당국이 합의하면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현대아산 김종학 사장은 언론기고문에서 "남북관계에서 가지는 금강산 관광의 중요성을 남북 당국이 깊게 인식하고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갖고 회담에 임한다면 이 문제들도 해결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북이 당국회담의 의제로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으로 합의한 만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은 주로 금강산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해서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여름 휴가를 금강산으로 갈 수도 있나?= 김칫국부터 마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번 남북당국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한다면 올여름 휴가를 금강산으로 가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하면 준비하는데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달이 걸리는 이유는 일단 금강산 현지의 시설점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꺼번에 수백 명에서 수천 명의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서는 숙소와 식당 등 현지 시설에 대한 점검과 개·보수가 선행되어야 한다. 또 관리 인력을 채용하고 교육하고 배치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현대아산은 올 2월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즈음해서 관광 재개 태스크 포스팀을 구성해서 사전 도상 연습을 해왔다고 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금강산 관광 14주년을 맞아 금강산을 방문했을 때 시설들이 외관상 문제는 없었다"며 "현지 시설 점검결과에 따라서는 관광재개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현지 숙박시설 등에 문제가 없을 경우 여름휴가 절정기인 8월 초순쯤 금강산 관광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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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을 가본 적이 있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즈음해서 남북관계를 취재했는데 이산가족 상봉과 회담취재 등을 포함해서 금강산을 열 차례 이상 다녀왔다.
2008년 박왕자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노래로만 들었던 금강산 비로봉을 다녀올 수 있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은 초기에는 크루즈 선으로 관광을 하다 2003년 육로관광이 시작됐고 2007년 내금강 관광이 가능해졌다. 처음에는 금강산 관광만하다가 해수욕장이 개장했고 횟집이 생겼으며 골프장도 건설됐다.
관광 상품도 2박3일 코스에서 1박2일, 당일코스가 생겼고 자신의 승용차로 금강산을 다녀오는 상품까지 만들어졌다.
금강산을 여러 차례 다녀오면서 느낀 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아름다운 경치보다는 북한주민들의 태도였다.
금강산 관광 초기에는 남측 당국자나 관광객들에게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지만 관광이 점점 활성화되면서 남측 관광객들에게 북한 상품 소개를 하거나 일종의 ''호객''을 하기도 했다. 북 주민들이 남의 관광객들과 자주 접촉하면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50년 넘는 분단으로 남과 북의 언어나 문화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안은 자주 만나는 것이라는 걸 확인했다.
금강산 현지에서 일하는 관리인들이 주로 중국동포들인데 관광이 중단될 즈음에는 북측 주민들로 대체되는 시점이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노동자를 고용하는 것과 비슷한 구조로 가는 중이었는데 갑작스런 관광 중단으로 이 또한 무산됐다.
1998년 11월 18일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까지 누적관광객 195만 명을 기록했고 2003년 육로관광을 시작한 뒤 2005년 관광수지 흑자를 기록하면서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이른 새벽 북측의 통제구역에 들어갔다가 북한군 초병의 총격으로 사망한 뒤 관광이 중단됐고 그로부터 5년이 흘렀다.
▶5년간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이 쉽게 재개될 수 있는 거냐?= 그렇게 쉽게 재개될 것이었다면 5년이나 끌고 왔겠나?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2010년 2월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열렸지만 해결방안을 찾지 못했다. 우리 정부는 관광객 신변안전보장과 재발방지, 진상규명을 3대 전제조건으로 제시했지만 북측은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약속한 사안이라며 당국 간 합의서 작성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5년간 금강산관광이 중단되면서 해결해야 할 사안도 너무나 많다. 북측이 금강산 현지 자산을 몰수했기 때문에 이를 다시 회복시켜야 한다. 또 금강산 관광을 위한 실무적으로 합의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다.
이봉조 전 통일부차관은 "당국 간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하더라도 실무회담 과정에서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남북당국회담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북측이 보여준 유연성을 감안할 경우 북측이 우리 정부의 요구를 상당부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가장 쟁점인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과 재발방지는 관광재개를 위해 필수적인 사항인 만큼 북측으로서도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고인이 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약속했던 사안인 만큼 제도화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진상규명이 문제인데 5년이 지난 사안이고 현대아산과 북측이 조사를 했기 때문에 적절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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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열리는 남북당국회담이니까 성과가 있어야 할 텐데?= 내일 회담이 열리니까 지켜봐야 할 것이다. 남북 당국 간 대화의 관전 포인트는 지나친 낙관이나 기대도 금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비관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남북 간 각종 회담을 취재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관계라는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남북대화도 하나의 외교적 관계로 본다면 지나친 낙관도 지나친 비관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남북당국이 회담의제와 관련해, 일부에는 합의하고 일부는 미합의 상태로 발표했다.
통일부는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 당면하게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북측은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문제 외에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문제, 민간내왕과 접촉, 협력사업 추진 문제 등 북남관계에서 당면하고도 긴급한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일단 의제를 두고 남북이 샅바 싸움을 할 수도 있다. 6.15 선언 공동행사 문제가 쟁점이 될 경우 회담이 초반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지만 북측이 보여준 유연한 태도를 볼 때 끝까지 이를 고집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일단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와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개성공단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경우 공단가동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시급한 사안이다. 이산가족 상봉도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고령의 이산가족들의 처지를 감안할 경우 이르면 8·15 즈음 늦더라도 추석 즈음에는 상봉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면 상봉장소와 절차 상봉대상자 선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간 접촉이 잦아질 수밖에 없고 상봉장소도 면회소가 설치된 금강산이 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금강산 관광 재개에 청신호가 켜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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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대표의 격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것 같은데?= 남북당국회담에 나설 수석대표를 장관급으로 할 거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열린 실무접촉에서부터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을 수석대표로 보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대남문제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급의 김 부장이 와야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도 남북당국회담과 관련해 우리 측 수석대표인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격에 맞는 인사를 수석대표로 파견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간에 회담을 하는 데 있어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격에서부터 신뢰가 싹트지 않겠냐"며 "격이 맞지 않는다면 시작부터 상호간에 신뢰하기가 다소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의 언급은 회담에서 성과를 내자는 취지에서 보자면 이해가 가능한 대목이다. 그렇지만 이 문제는 그렇게 쟁점이 될 사안은 아닐 것이다. 남북 양측의 수석대표가 어느 정도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회담에 임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이지 어떤 급으로 할거냐가 핵심은 아니기 때문이다.
남과 북의 정치체제가 같다면(대통령제) 격을 비교해서 급이 맞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북한의 권력구조나 정부체제가 우리와는 다른데 장관급이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모순일 수도 있다.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정은의 공식 직함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한다면 북한의 주석이 나와야 하겠지만 북한은 김일성 주석 사망 후 주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김정일도 국방위원장이라는 명칭으로 정상회담에 임했지 주석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따라서 남북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대화의 내용과 의제에 집중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당이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통일전선부장이 회담에 나와도 정부 대 정부가 아닌 정부 대 정당이 만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북한의 통전부장은 우리 정부로 보면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의 기능을 합친 자리다.
북한이 내각참사를 수석대표로 내보내면서 장관급 대표라고 주장하면 장관급 수석대표가 되는 것인데 우리 정부가 특정인을 보내달라고 하는 건 국가 간 관계에서 볼 때 결례가 될 수도 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지금까지 북쪽 대표를 누구를 보내달라고 한 적이 없다"며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봐라, 정부가 무례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서 북측이 우리 정부의 회담대표로 남재준 국정원장이나 현오석 경제부총리를 찍어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면 북한이 무례하다고 하지 않겠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실무회담도, 국장급회담도 당국회담"이라며 "아마 우리가 김양건 통전부장이 와야 한다고 고집한 것 같은데, 격에 맞춰달라고 요구할 수야 있지만, 결정은 상대방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면 남북이 상호 존중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