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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승부에 대한 긴장감은 크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는 정확한 퍼트만큼 정신력도 강했다.
박인비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 골프장(파72·653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최종일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룻동안 39개 홀을 경기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극복한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LPGA투어 통산 7승을 기록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메이저대회를 독식하는 등 4승을 몰아치는 무서운 상승세를 뽐내고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 베테랑 골퍼 카트리오나 매튜와의 3차 연장 끝에 우승한 박인비는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진 대신 숏게임이 잘 됐다고 평가하며 "연장에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 그 덕에 기적처럼 우승할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2007년 LPGA투어 데뷔 이후 거둔 7승 가운데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메이저대회에서 챙긴 박인비는 "연장 승부에 대한 긴장감은 크지 않았다"면서 "마지막 라운드 경기를 하면서 공이 원하는 곳으로 가지 않는 것이 더욱 걱정됐다"고 강심장다운 면모를 선보였다.
연장 3개 홀까지 하루에 총 39개 홀을 경기한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 18홀 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다. 3라운드의 18홀 경기에서는 4타를 줄인 반면, 4라운드 18홀 경기에서는 막판 5개 홀에서 3개의 보기를 범하는 등 3타를 잃어 연장 승부에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경험에 대해 박인비는 "마라톤을 뛰는 것 같았다"면서 "마지막 18홀을 경기하는데 굉장히 피곤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계속해서 집중해 정확한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연장전에 가서야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올 시즌 LPGA투어는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대회로 분류되면서 총 5개의 메이저대회가 치러진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박인비가 LPGA투어에서 활약한 한국선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에 3개 이상의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인비는 "지난해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는데 에비앙 골프장에서 경기하는 것이 굉장히 편하고 즐겁다"면서 "그 곳에서 경기하는 것이 굉장히 기대된다. 메이저대회에서 경기하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