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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노무현의 소박한 발자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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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공이산/이건 외(도모북스)

 

출판계가 거센 풍파를 겪고 있다.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해 온 고질적인 책 사재기 문제가 불거진 와중에, 한국 근현대사 인물들을 시로 나타낸 시집 ''사람''(한국시인협회 엮음·민음사)이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다가 안팎으로 거센 반발을 부른 탓이다.

결국 이 책은 서점가에서 전량 회수됐다.

이 시집의 서문에서 신달자 시인협회장은 ''역사 속의 인물을 선정하는 부분에서 가장 많은 고심을 거듭했다.

그리하여 무슨 편을 만들거나 가르지 않고 그 인물이 근대사에 남긴 족적을 보기로 했다.

밝음과 어둠, 옳음과 그름, 긍정과 부정 등의 평가를 먼저 내리지 않기로 했고, 기존의 평가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것도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하지만 협회의 평가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이병철 정주영 전 대기업 총수 등에게만 후했다.

''5·16쿠데타와 유신 독재가 없었다면/민족중흥과 경제 발전은 과연 어떻게 됐을는지요./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 누가 뭐래도/당신은 빛나는 전설, 꺼지지 않는 횃불입니다.

'' (이태수의 시 ''박정희'' 중에서) 협회가 실제로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더라면, 한국 근대 문학의 길을 여는 데 일조한 홍명희와 백석, 일제시대 내내 사회주의자로서 독립운동에 매진했던 박헌영 등 월북 인사들까지도 이념을 떠나 포함시켰어야 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제외됐는데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이는 ''노무현 지우기''에 시인협회가 일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그래서일까. 노 전 대통령의 4주기 추도식이 끝난 시점에서 그를 주인공으로 한 웹툰 ''노공이산''도 5권을 끝으로 이달 말 완간된다는 소식은 아쉬움을 더한다.

어리석어 보이는 일이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우공이산(愚公移山)''에서 따온 제목처럼 이 책은 1년여 간 노무현 재단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www.knowhow.or.kr)''에 꾸준히 연재되며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을 펴낸 도모북스의 손현욱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을 보내면서 미안한 마음을 품었던 사람 중 하나로서 그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푸는 데 보탬이 되기 위해 책으로 내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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