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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둘째날인 21일 여야 청문위원들의 질의는 부동산 투기 여부와 봐주기 수사, 전관예우,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등 후보자의 도덕성과 공직시절 활동 검증에 맞춰졌다.
◈ 부동산 투기 의혹…"억울해"우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정 후보자가 대전지검 차장이던 1995년 김해 삼정동 땅을 구입한 것과 관련해 "사전에 개발 정보를 알고 산 것이냐"고 묻자 "투기했다면 땅값이 배가 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정 후보자는 이 의원이 "당시는 아직 젊을 때인데 퇴임 후 거주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퇴임 후라고 하는 것은 하나의 목적이고, 당시만 해도 우리 관념에는 돈이 있으면 땅에 묻어두려는 사고가 있지 않았느냐"고 해명했다.
또 "당시에는 개발이 안돼 한적한 곳으로 생각했는데 한 번 가보면 투기지역인지 아닌지는 바로 아실 것"이라며 "투기와 투자가 왔다갔다할 수 있지만 사전 정보를 얻어서 투기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부산 재송동 땅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1978년 당시 부산지검으로 발령이 나 서울 집을 팔고 부산 집을 사면서 발생한 차액을 장인에게 맡긴 것"이라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
후보자와 처남, 처제 등 가족간 증여에 대해서는 "아들의 아파트 분양금 7억여 원이 모자라 제가 1억 원을 주고 아들의 이모와 외삼촌이 보태서 잔금을 치렀다"고 해명했다.
◈ 박지만 봐주기 수사…"심한 추리"검사 시절 봐주기 수사와 특혜 분양 의혹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정 후보자가 한보 수서비리 사건을 수사한 다음해인 1992년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분양 받았는데 하필 한보에서 지은 아파트를 분양 받았느냐"고 묻자 "우연의 일치"라며 "제가 집이 없어 4~5년 동안 청약을 했는데 수서, 분당 등 15곳에서 떨어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 "그 부분은 제가 사과를 했다. 그 때 공개 분양이기 때문에 분양을 받아서 손해를 많이 봤다"고 답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동생인 박지만 씨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정 후보자는 민주통합당 이춘석 의원이 "1998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박지만 씨의 다섯 번째 필로폰 투약 혐의에 대해 벌금 1000만 원을 구형했는데 봐준 것 아니냐"고 묻자 "박지만 씨를 전혀 모르며 조사 사실 자체도 오늘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부인했다.
또 ''박정희 대통령의 자제분으로 당시 언론보도가 엄청났는데 보고 받지 않았느냐''는 질의에도 "수사는 주임검사가 했고 보고받은 기억도 없다"며 "구형까지 차장검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이후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거듭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하자 당시 자료를 찾아본 뒤 "제가 재직할 당시 구속기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그는 ''과거 그렇게 유명한 분이 아닌데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에 이어 총리로 지명됐는데 뭔가 있지 않느냐는 이춘석 의원의 질문에는 "조금 심한 추리이며 정말 지나친 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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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관예우성 소득 사회환원?…"유익하게 쓰겠다" 전관예우 문제도 거론됐다.
정 후보자는 2006년 10월부터 1년9개월간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로 재직하면서 예금이 5억4700여 만원의 예금이 증가한 것에 대해 "서민에 비해 많이 받은 편이지만 정당하게 벌어 잘 쓰면 그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관예우 관행을 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전관예우성으로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할 뜻이 없느냐''는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의 제안에는 "유익하게 쓰려고 구상하고 있다. 제 행동을 통해 보실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어 ''법조계도 행정부 공무원처럼 퇴임 후 취업을 제한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의 주장에 대해 "위헌 문제가 생길 소지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우리금융저축은행 법률고문으로 일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축은행 측이 ''부실과는 관계없다''며 거래하는 서민들을 상대로 법률지원을 해달라고 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맡았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와 함께 아들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 "좀 단단해지고 떳떳한 아이가 되기를 기대했는데 병으로 인해 군대를 못가게 되서 안타깝고 군을 필한 국민들이나 부모님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하다"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온 천하에 노출돼 제 아이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아 정말 미안하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공직시절 부인 동반으로 남미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제 집사람이 공무에 참여 안하면서 같이 간 점은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