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12만 9천 명
- 은둔 생활 5년 이상 비율 41.2%
- 2030세대 사회 진출 시기 은둔 생활 시작 많아…주요 계기는 '심리적·정신적', '실직·취업의 어려움'
- 성장기 불우한 경험할수록 은둔형 외톨이 될 가능성 높아져
- 은둔은 개인만이 아닌 '사회적 문제'…체계적인 지원 방안 필요
집이나 방안에 틀어박혀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 사람들을 '은둔형 외톨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은둔형 외톨이들은 개인의 문제로만 취급받아 왔는데요. 최근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지난 12월 서울시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전국 고립·은둔 청년 약 61만 명 추정
서울시에 거주하는 청년의 4.5%(약 12만 9천 명)는 고립·은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를 전국 청년(만19~39세) 대상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국내 고립·은둔 청년은 약 6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당 조사에서는 은둔을 고립의 한 형태로 보았습니다. 고립은 현재 도움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는 상황이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된 상태로, 대면교류가 1년에 한 두 번 이하 혹은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은둔은 현재 외출이 거의 없이 최소 6개월 이상 본인의 방 또는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사람입니다. 최근 한 달 이내에 직업활동이나 구직활동 혹은 학업을 하지 않는 상태를 뜻합니다.
5년 이상 고립·은둔 생활 41.2%…주된 이유는 '실직, 취업의 어려움'
고립·은둔 청년에게 고립된 생활을 한 기간을 질문한 결과, 10명 중 4명(41.2%)이 5년 이상 장기적으로 고립·은둔 생활을 지속해왔으며, 10년 이상인 비율도 21.5%나 되었습니다.
외출하지 않는 은둔 생활이 처음 시작된 시기는 대학에 입학하는 20대 초반과,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는 20대 중후반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고립·은둔 생활을 한 계기로는 실직이나 취업과 심리적 또는 정신적인 어려움이 가장 많았지만, 세대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20대는 정신적이나 인간관계의 어려움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30대는 실직이나 취업의 어려움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경험을 해도 왜 누군가는 은둔을 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은 걸까요?
은둔형 외톨이가 되는 청년들의 대다수는 성인기 이전 부정적인 경험을 한 비율이 일반 청년들에 비해 높았습니다.
특히 성인기 이전에 '가족 중 누군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했던 경험'(62.1%)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해, 성장기에 가족과의 문제를 경험한 청년들이 은둔을 하는 경향이 높았습니다.
은둔은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체계적 지원 필요해
고립 청년들의 절반 이상은 현재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습니다. 청년들에게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10명 중 5명(55.7%)는 '그렇다'고 답했는데요. 필요한 지원으로는 절반 이상이 '경제적 지원'(57.2%)을 꼽았습니다.은둔형 외톨이에 관한 조례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2019년 광주광역시에서 처음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를 만든 이후 2023년 2월 기준, 은둔형 외톨이에 관한 지자체 조례는 전국 13개 지자체만 제정되었는데요. 전체 지자체 226개 대비 5.75% 수준인 것입니다.
은둔형 외톨이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적 문제'입니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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