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再會)

금섬 할머니는 전쟁 때 아들과 생이별 했다.
올해 아흔 둘인 이 할머니는 70대 할아버지를 만나러 금강산으로 갔다.
일흔 하나의 나이가 된 아들 리상철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65년 만의 재회, 20018년 8월
모자(母子)는 금강산에서 눈물로 재회했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이산가족 상봉자 후보자 컴퓨터 추첨을 하고 있다. 왼쪽은 추첨장을 찾은 평안북도 철산이 고향인 박성은(95)할아버지. © 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6월 25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이산가족 상봉후보자 선정 컴퓨터추첨이 있었다.
1차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로 당첨된 사람은 500명.
생존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는 5만 6000여명 수준으로 추첨을 할 수밖에 없다.
생존한예비 후보자는 건강검진과 생사확인 의뢰서를 맞교환 후 직계가족, 고령자 순으로 상봉자가 선정됐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루 앞둔 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1차 상봉단이 방북 교육을 받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남측 상봉단 윤흥규(92) 할아버지가 간직한 상봉 명단이 탁자 위에 놓여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남측 1차 상봉단이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 도착, 상봉 등록을 하기 전 선물을 정리하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남측 상봉 할아버지가 가족에게 업혀 금강산으로 출발하는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8월 20일 오전 8시 30분. 이산가족은 버스에 올랐다. 금강산은 동해 육로로 약 4시간 정도 떨어져 있다.
오후 3시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65년간 꿈에 그리던 재회가 이루어 졌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남측 상봉단이 20일 오전 강원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금강산으로 출발하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 씨를 만나 기뻐하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상철아”
아들 리상철 씨가 테이블로 오자 이금섬 할머니가 아들 이름을 불렀다. 60년 넘게 떨어져 있었지만 엄마는 아들을 알아 보았다.
“어머니”
아들 리상철씨도 어머니를 안았다. 모자는 끓어 안고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을 놓지 않았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후 고성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조혜도(86) 할머니가 북측에서 온 언니 조순도(89) 할머니를 보고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함성찬(99) 할아버지가 북측에서 온 동생 함동찬(79) 할아버지를 보고 얼싸안고 기뻐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백민준(93) 할아버지가 며느리 리복덕(63) 씨를 만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유관식(89) 할아버지가 딸 유연옥(67) 씨와 사진을 보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남측 황우석(89) 할아버지가 북측에서 온 딸 황영숙(72)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북 이산가족들이 만찬을 즐기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단체상봉을 시작으로 남북 이산가족들은 22일까지 2박 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의 만남을 가졌다.
저녁에는 북측 주최로 환영만찬이 열려 남북의 가족이 모두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남북 이산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서 테이블에 음식이 준비돼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틀째인 21일 오전 북측 상봉단이 객실 내 개별 상봉을 위해 외금강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틀째인 21일 상봉 중인 남북 이산가족들의 점심식사를 위한 도시락이 외금강호텔 각 객실로 옮겨지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제21차외금강호텔에 북측에서 준비한 객실 중식용 도시락이 놓여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이틀째인 21일에는 오전에 숙소에서 가족들끼리만 개별적으로 만났다.
이번에 처음으로 도시락으로 객실에서 점심을 함께 먹으며 3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했다.
북한이 준비한 도시락 메뉴는 삼색찰떡, 오이소박이, 닭고기편구이, 낙지후추구이, 오이절임, 삼색나물, 숭어완자튀기, 돼지고기 빵가루튀기, 금강산 송이버섯 볶음, 소고기 볶음밥으로 구성됐고, 사과와 가시오갈피차, 금강산 샘물, 사이다도 곁들여졌다.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행사 마지막날인 22일 금강산호텔에서 이산가족들이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1차 상봉 행사 마지막날인 22일 금강산호텔에서 이산가족들이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이금섬 할머니는 이제 곧 헤어져야 하는 북측 아들 리광철 씨의 얼굴을 차마 쳐다 볼 수 없어 계속 반대편만 응시했다.
1차 마지막 상봉은 점심을 포함해 오후 1시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됐다. 당초 2시간이었다가 남측 제의를 북측이 수용해 3시간으로 늘였다.
남측가족들은 작별상봉을 마친 뒤 북측 가족을 뒤로하고 오후 1시 30분 금강산을 떠나 남쪽으로 돌아왔다.
1차 상봉 행사 마지막날인 22일 금강산호텔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북측 아들 리상철(71)과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 노컷뉴스 박종민 기자

2차 상봉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 설악에서 우리측 최연소 상봉자인 김연준(7) 군이 상봉 등록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차 상봉은 1차 때와 달리 북측 이산가족들이 애타게 찾던 우리측 가족을 만나는 자리였다.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2회차 행사에서는 81명의 북측 이산가족이 애타게 찾던 우리측 가족을 만났다.
1회차 상봉과 마찬가지로 2박 3일간 모두 여섯 차례, 12시간의 상봉을 진행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목원선(85) 할아버지와 북측의 형 목원희(86) 할아버지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이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총부리를 겨눴다. © 사진공동취재단
우리측 양길용(90) 할아버지와 북측의 동생 량길수(86) 할아버지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이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총부리를 겨눴다. © 사진공동취재단
우리측 양순옥(86), 양계옥(79), 양영옥(77), 양경옥(74), 양성옥(71) 자매와 북측의 둘째 량차옥(82) 할머니가 모두 모인 육남매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김현수(77·오른쪽)씨가 북측 형 김용수(84)씨를 만나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이인숙(82·왼쪽)씨가 북측 언니 리현숙(86)씨와 얼싸안고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리숙희(90·오른쪽)씨가 남측 동생 이용희(89)씨와 남측에 있는 언니에게 편지를 쓰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둘째 날인 25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북측 리선례(81·왼쪽)씨가 남측에 있는 가족들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오른쪽은 남측 가족들이 쓴 편지. © 사진공동취재단
2박3일간의 상봉행사를 마친 북측 이산가족이 26일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후 눈물을 훔치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박3일간의 상봉행사를 마친 북측 이산가족이 26일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후 눈물을 훔치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의 작별상봉 및 공동 중식이 진행된 26일 오전 외금강산호텔에서 바라본 금강산 온정리마을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 : 노컷뉴스 사진팀 박종민, 황진환, 이한형 기자
  • 퍼블리셔 : 고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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