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BTS까지 번진 병역특례 논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금메달을 깨물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아시안게임이 끝나면서 체육·예술 병역특례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아시안게임 중에는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줄까봐 진정했던 목소리가 봇물처럼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는 양상이다.

"이번 기회에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도 이 논란으로 뜨겁다.

방탄소년단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 논란은 때 마침 빌보드 차트 1위에 두 번째 오른 BTS(방탄소년단)까지 번졌다.

"병역특례가 프로야구 선수는 되고 BTS는 안되느냐"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놀란 정부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최근 논란을 보고 병역특례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고 느끼고 있다"며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지혜를 모아 합리적 개선방안을 내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당의 한 국회의원은 발빠르게 병역특례제도 개정 법률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아시안게임에서부터 불거졌다.

야구대표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특정선수에 대한 특혜시비가 일었다.

실력이 없는데도 대표로 뽑아 병역면제의 특혜를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황의조 선수에 대해 감독과의 친분에 따라 선발됐다며 특혜시비가 일었지만 황 선수가 경기에서 '군계일학'의 실력을 입증함으로써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야구는 은메달, 축구는 금메달을 기원한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오게 됐다.

야구에서 금메달을 따 선수들이 병역면제되는 꼴을 못보겠다는 것이다.

끝까지 특혜시비를 벗지못한 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따고도 맘껏 기뻐하지도 못하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귀국해 금의환향한 축구대표팀과 대조를 이뤘다.

이번 논란은 대표 선발과정에서 비롯됐지만 병역특례제도 전반의 문제점으로 확대되고 있다.

단지 선수 선발만 공정하게 하면 되는 문제로 끝나지 않은 것이다.

'손흥민은 되고 손흥민과 같은 나이인 BTS의 맏형 진은 왜 안되느냐'는 문제제기가 그것이다.

국위선양이라는 측면에서는 빌보드 차트에서 1위를 한 BTS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을 면제해준다는 제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에 전 세계의 많은 축구 팬들이 아시안게임에서 우리나라 축구경기 결과에 큰 관심을 기울인 이유는 세계적인 축구스타인 손흥민 선수의 병역문제가 걸려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군대 문제 때문에 손 선수의 장래가 경력단절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절박감으로 끝까지 맘을 졸이며 경기를 지켜본 국민들이 많았다.

병역 문제가 걸려있는 선수 자신들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부담감을 안고 경기에 임했으리라.

이것은 스포츠를 그 자체로 즐기는 스포츠 정신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지켜보면서 '이 제도가 개발연대에나 가능한 것이지 세계 10위권의 나라에는 맞지 않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실감했을 것이다.

병역특례제도가 이처럼 문제가 많지만 그에 대한 해법을 찾기는 매우 어렵다.

일각에서는 병역특례 마일리지제, 특례자 연봉 기부제 등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그 기준과 방법, 적법성 등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병역특례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손흥민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세계무대에서 축구의 꿈을 포기하고 군대를 가야하는 경력단절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징병제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아예 모병제로 바꾸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쉽지 않은 문제다.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나선 정부가 어떤 솔로몬의 지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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