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가을 남북정상회담 왜 비관적 전망이 앞서나?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이 4일로 100일을 맞는다. 그렇지만 남북관계는 소강상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가을에 평양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은데다 이러다가 남북정상회담이 어려워 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오늘 [Why뉴스]에서는 <가을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왜 비관적 전망이 앞서나? >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자료사진)
▶ 그게 무슨 말이냐? 남북관계가 소강상태라니? 엊그제 장성급회담도 열지 않았나?

= 그렇다. 지난해와 비교하자면 '상전벽해'라고 할만큼 큰 변화가 있었다.

아시안게임에서 일부종목이지만 단일팀을 구성했고 철도, 도로, 산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회담들이 이어지고 있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전쟁위협해소를 위한 군사회담도 열렸다. 곧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이고 개성공업지구 공동연락사무소 개설도 임박했다.

그렇지만 속으로 파고들어가면 실속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북한 노동신문도 최근호에서 "현재 북과 남 사이에 여러 갈래의 사업들이 분망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그 내막을 현미경적으로 투시해보면 겉만 번지르르할 뿐 실속있게 진행되는 것은 거의나 없다"면서 "여기저기에서 무엇을 한다는 여론만 무성할 뿐 그 어시도 실질적인 움직임은 볼래야 볼수없다"고 비판했다.

대북 전문가인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저도 답답하다"면서 "정부가 한미관계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 이런 프레임에 갇혀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홍익표 의원은 "우리 정부가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정부부처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문재인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 올 가을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건 확정된 것 아닌가?

= 4.27 정상선언에서 남북정상이 합의했으니 확정된 것으로 봐야 한다.

합의문에는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당면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하였다.'"며 '가을 평양방문'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또 지난 4월 1일 남측 예술단이 평양을 방북해 '봄이 온다'는 주제로 공연을 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관람한 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잘 말해서 이번에 '봄이 온다'고 했으니까 이 여세를 몰아 가을엔 결실을 가지고 서울에서 '가을이 왔다'고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 그런데 왜 가을 정상회담이 비관적이라는 거냐?

= 합의사항에 변동은 없다. 서훈 국정원장이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을 논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설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대북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금 상황대로라면 남북정상회담이 낙관적이지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얼마전 평양을 방문하고 온 김홍걸 민족화해협의회 상임대표의장은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이대로 북미관계에서 돌파구가 생기지 않으면 우리가 뭘 만들지를 못하는 상황이니까 가을 정상회담 못할 수도 있다"면서 "왜냐하면 남북정상이 만나더라도 '4.27 정상선언'에서 다음단계로 진전된 뭔가를 내놓지 못한다면 양쪽다 만나기가 그렇다. 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 외에도 남북관계에 정통한 정부관계자와 여당의 핵심당직자, 전문가들도 이런 상태로는 가을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정상이 만나면 뭔가 합의안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홍걸 민족화해협의회 상임대표의장 (사진=자료사진)
▶ 김홍걸 의장이 북에서 그런 얘길 들었다는 거냐?

= 정상간 합의에 대해서 북쪽 민화협이나 당국자들이 가을 정상회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당국의 소극적 행보에 대해서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김홍걸 의장은 "이것도 제재 저것도 제재 하면서 눈치보면 아무것도 못한다. 판문점 선언을 했으면 이행을 해야지 왜 이행할 생각을 안하느냐 그런식의 비판을 했다"면서서 "(남측당국이) 사소한 것까지 너무 눈치를 본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도 최근호에서 "문제는 펼쳐지고 있는 이 광경들이 관계개선의 거세찬 실천적 호흡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 조정으로 그치고 있다는 데 있다"면서
"오죽하면 거머쥐면 잡히지 않는 비누거품에 불과하다는 평까지 나오겠는가"라고 논평했다.

노동신문은 "부풀었던 비누거품이 꺼지면 형체도 남지 않는다"고 혹평했다.

홍익표 의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왜 이런 비관적인 얘기들이 나오는 거냐?

=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움직여야할 통일부 등 정부부처에서 실제 행동에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홍익표 의원은 "지난 정부보다 나아졌지만 우리 스스로 프레임에 갇혀 꿈쩍도 안한다"면서 "우리 스스로 해석하고 물꼬를 터나가는 게 필요한데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홍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 때와 비교해보면 그 때도 미국 부시정부는 지금과 똑같이 제재국면이었다."면서 "2004년도에 개성공단 시범운영할 때 기업 100개, 처음에 열 몇개 들어갔지만 미국은 물자반입 안 된다고 했다. 미국 상무부 동의를 구하기 위해 정동영 장관이 미국까지 가서 미국의 양해를 구하고 설득하고 그래서 관찰시켰다. 약간은 그런 용기와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통일부는 왜 꿈쩍도 안하는 거냐?

= 조명균 장관의 스타일이기도 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정통관료 출신인 조 장관이 난관에 부딪혔을 때 부딪혀서 뚫고 나가기 보다는 정치권에서 대통령이나 집권여당에서 열어 줄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는 게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통일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거의 역할을 하지 않는데다 개성공단 폐쇄 당시 실무적인 일을 했다. 그런데 통일부에서 바뀐 사람은 조명균 장관 1명 뿐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천해성 차관은 개성공단 폐쇄 당시 정책실장이었다.

그러다보니 통일부가 가장 늦게 움직인다거나 통일부가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도 '카운터파트' 통일부를 대놓고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북남협력교류사업을 지향하는 단체들과 성원들에 대해 형형색색의 구실을 붙여가며 각방으로 억제하고 있으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면서 "남조선통일부는 북에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고려항공이 아닌 다른 나라 비행기를 타도록 버젓이 요구하고 있으며 물한고뿌도 제대로 사먹지 못하게 훼방을 놓고 있는 등 과거 보수정권의 대결행태와 다를바없이 치사하게 놀아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일부 조명균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통일부가 앞장서야 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거냐?

= 그런 셈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의 관성이 남아있는데다 장관과 차관의 리더십에도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핵심당직자는 "천해성 차관이나 통일부 실국장들 책임있다."면서 "정치적인 책임이 아니라 지시 받아서 이행한 것이라서 두고 있지만 책임이 없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홍걸 의장도 "통일부는 대북제재에 대한 해석을 적극적으로 해서 뭔가 자꾸 행사를 열어서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위축돼서 몸을 사리니까 북쪽 사람보기에 체면이 영 서지 않는다"면서 "최소한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북에서 우리를 신뢰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우리 정부가 아무 역할도 못하는 상황에서 북미간 돌파구가 마련되면 그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북에서는 우리를 별로 도움이 안 되는 존재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쇠는 달궈졌을 때 두드리라고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그 정도 돌파구를 만들었으면 통일부 장관이 매일매일 브리핑을 하면서 남북관계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 해결책은 없는 건가?

= 첫 번째는 동계올림픽에서부터 북미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대북제재가 실질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대북 제재국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지금은 대체로 포괄적 면제를 받은 영역이있다"면서 네 가지 측면에서 남북교류나 접촉의 확대가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첫째는, 회담이다. 김 원장은 "북미 정상회담 때 비행기가 왔다갔다 했는데 그게 다 제재다. 호텔비나 기타 경비들 이런 부분에 포괄적 면제를 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와 평화로 나아가는 회담을 자주 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둘째는 "인도적인 분야인데 유해송환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실비 정산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산가족 금강산 상봉 이런거는 더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는 사회문화교류, 체육교류도 확대가 가능하다"면서 "미국도 방송교류했다. NBC가 동계올림픽 주간 방송사로서 평양에도 가고 비용도 지출하고 했다"고 설명했다.

"넷째는 평화협력 분야인데 군 통신선 연결 등등 이런 분야라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런 네 가지 분야는 '안전 지대'라고 언급했다. 김 원장은 "안전지대는 선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서 "안전지대를 조금 더 넓혀 나갈 수 있다. 설득하기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부처의 장관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한다. 당정청 협의를 했는데 국토부 차관이 철도,도로 연결에 북측이 소극적이라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남북관계를 잘모르는 당국자들은 왜 그런지 궁금 할 수 있다.

그런데 북측이 소극적인게 아니라 국토부의 대응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여당의 한 중진의원은 "그건 정확히 해야 한다. 이미 2007년 철도부문 조사가 끝났는데 또다시 조사하자고 하니까 시간끌기라며 북한이 소극적으로 나온 것"이라면서 "북한의 불만은 뭔가 실행계획 협의하자는 것인데 우리는 탐사조사만 다시 하자고 하니까 그런 반응이 나온 것"이라고 질책했다고 한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장관들이 사무실에 있을 게 아니라 여의도에 와서 여야 의원들에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면서 "여당의원들도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장관들이 대통령과 여당대표만 바라 볼 게 아니라 앞장서서 정치권을 비롯해서 시민사회권과 대화하고 언론과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청와대가 정부부처들을 주변화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초기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 그립을 쥐고 앞장선 건 장점이었지만 실행까지 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독점이 나머지 장관들을 도리어 주변화 시키는 면도 있다."면서 "청와대가 할일은 기획하고 비전을 제시하고 임무를 부여하고 그걸 제대로 하는지 점검하고 그런 것이지 실행까지 하려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네 번째는 통일부 장관을 정치인 출신으로 바꾸는 걸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지금 움츠리고 있을 게 아니라 뭐라도 하려고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명균 장관이 6.15 남북정상회담과 10.4 정상회담의 주역인 만큼 이 정도의 경험과 경륜을 갖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또 자리에 연연하는 공직자도 아니다.

그렇지만 통일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건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통일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문재인 대통령도 여유가 생기게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모든 걸 해결 할 수는 없지 않겠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주 청와대 회의에서 통일부의 관료적 태도를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사정을 잘아는 한 대북전문가는 문 대통령이 "통일부가 교류방안을 연구하지 않고 제재를 이유로 몸사리고 일을 하지 않는다"며 강력히 비판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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