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위원장. 연합뉴스국민의힘은 7일 제22대 총선백서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를 열고 총선 패배 요인 분석 및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 조정훈 위원장을 비롯한 TF 위원 외에 동국대 박명호 교수, 청년정치크루 이동수 대표, 전여옥 전 의원, 문화일보 허민 전임기자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총선 참패에 정치적 책임을 묻기 위해 패배 책임자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등 당을 향한 쓴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동국대 박명호 교수는 "하나마나한 얘기, 공자님 말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말 하려는 TF라면 망가져도 지나치지 않다"며 "TF 최종 페이지에 이번 총선 책임자 리스트 있어야하고, 순위를 반영하면 좋겠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 때문에, 어떤 것들 때문에 이런 결과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언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TF팀은 법률적 책임을 묻는 곳이 아니지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러한 의미에서 TF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TF 조정훈 위원장은 이날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회의에서 가장 뼈아팠던 지적은 이 상태로 아무것도 안 하면 만년 '이등병장'이 될 것이라 것으로 참석자 모두가 크게 공감했다"며 "앞으로 토론을 이어가면서 총선 패배 원인을 있는 그대로 적어내고 우리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혁신안을 만들자는 데 결의했다"고 말했다.
'패배 책임자 리스트'에 대해서는 "박 교수님의 개인 의견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며 "누구 한 명을 저격하기 위해 총선 백서를 쓰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것은 총선을 우리가 운이 나빠 진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어서 진 것이기에 그 이유를 지지자들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백서가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0일 국민의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시청 후 대부분 소속의원들과 당 관계자들이 자리를 떠나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황진환 기자
또 회의에서는 여당이 참패한 이번 총선이 역설적으로 국민의힘에 가장 유리한 선거였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전통 지지층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고, 인구 구조상 영남·호남의 의석수가 줄어들며 수도권의 의석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젊은층·수도권 공략에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2일 출범한 '총선백서 TF'는 6개 소위원회를 가동해 총선 평가를 진행 중이다. 조 위원장은 "총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셨던 분들을 만나 뵙고,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알아가는 것은 백서에 맡겨진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며 대통령실,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정영환 전 공천관리위원장 등의 의견도 청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