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상향 조정 희소식에도…아직 물가도, 금리도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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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 올해 2.6% 성장" 예상…3개월 전보다 0.4%p 상향 조정
수출 호조세 더해 물가 하락해 금리 안정될 것으로 가정해 예상
KDI도 "내수 회복하려면 물가 상승 막아 고금리 기조부터 전환해야"
물가는 하락 조짐 보이는데…식품·석유 불안은 여전
美 금리도 높은 수준서 동결 유지…당분간 안심 못할 듯

부산항. 연합뉴스부산항. 연합뉴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올해 대한민국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보다 0.4%p 높여 잡았지만, '하반기 물가 하락-금리 안정'이 전제 조건으로 붙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큰 물가 여건에 미국 기준금리까지 동결돼 고금리·고물가로부터의 탈출구로 가는 길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OECD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전망(Economic Outlook)'을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올해 2.6%, 내년 2.2%를 내놓았다.

OECD는 지난 2월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가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번에 0.4%p 높여 잡은 것이다.

OECD는 그 근거로 우선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부터 꼽았다.

또 하나의 근거는 '물가'와 '금리'다. OECD는 현재의 식료품, 에너지의 상승 압박에도 연말에는 물가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기대하며 3%대로 치솟던 물가상승률이 올해 2.6%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연말까지 3.5% 정책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가정하고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물가 하락과 이에 따른 금리 안정을 경제 회복의 열쇠로 본 것은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도 마찬가지다.


KDI는 같은 날 'KDI 현안분석'을 통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에도 내수 시장이 회복하지 못한 이유로 높은 물가로 인한 고금리 기조의 영향 탓에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고 지목했다.

연구진은 "내수 진작을 위한 대규모 경기 부양 정책은 물가 안정세를 흐트릴 수 있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며 "현재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지금의 고금리 기조를 빠르게 전환할 수 있고 취약계층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정책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 경제가 숨통을 열 수 있는 관건은 얼마나 빨리 물가를 잡느냐, 그리고 안정된 물가를 기반으로 고금리의 압박을 풀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다행히 같은 날 통계청이 내놓은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 (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앞서 2월과 3월 연속 3.1%를 기록하다 3개월 만에 2%대로 꺽인 것이다.

또 하나 물가 동향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근원 물가에서 찾을 수 있다. 석유류·농산물 등 공급측 변동요인을 제거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2.3%, 또 다른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2.2% 올랐다. 모두 전월(3월)에 비하면 전년동월대비 상승폭이 둔화된 모습이다.

문제는 바로 근원물가에서 제외된, 변수가 큰 식료품과 에너지 물가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이다.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밥상물가지수인 신선식품지수는 19.1%나 올랐고, 특히 신선과실은 38.7%, 신선채소는 12.9%씩 올랐다. 요즘 금값인 사과는 80.8%나 치솟았고, 배는 전년동월대비로는 역대 최고치인 102.9%나 폭등했다.

여기에 석유류 역시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1.3% 상승세를 유지했다.

비록 기상·수급 여건이 점차 개선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가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지만, 기후 변화의 위기 속에 앞날의 기상 여건을 장담할 수 없다. 또 중동 정세도 아직 안정되지 않아 당분간 물가 걱정을 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획재정부 황경임 물가정책과장은 "농축수산물이 기상 여건이나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전월비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강조하고, 추세적인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물가도 전월 2.4%에서 2.3%로 떨어졌다"며 전반적으로 물가에서 둔화 흐름이 재개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4월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이것이 5월 물가에 반영될 수 있다"며 "5월 기상 여건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서 정부는 농수산물 가격 안정 조치를 지속하고, 전날 발표했던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 등 구조적 물가 안정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여 아직 안심하기는 일러 보인다.

이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기 어렵게 만드는 또 하나의 변수는 미국 금리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Fed(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현행대로 연간 5.25~5.50%로 또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7월까지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지난해 9월부터 6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비록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는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인하 여부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 통화정책 수준은 긴축적"이라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 등 중동 정세까지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미 역대 최대(2%p) 수준인 한미 양국 간의 금리 격차를 더 벌어지는 악조건을 감수하고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출 여지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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