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구 위조' 의혹 유낙준…與 공관위 부실 검증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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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태우發 부실 검증 논란 휩싸인 국민의힘
유낙준 남양주갑 후보, 박사 논문에 타인 연구 데이터 차용
다른 연구대상, 같은 수치…학계 "명백한 연구 부정"
유낙준 "논문 쓴 지 15년 지나…기억 안 난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유낙준 후보(경기 남양주갑)가 2008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에서 다른 연구자의 논문 데이터를 무단으로 베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대상(모집단)이 다름에도 타인의 연구 데이터와 그 결과물을 자신의 논문에 그대로 차용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논문 근거 자료의 '위조'일 뿐만 아니라 심각한 연구 윤리 위반에 해당한다.

장예찬(부산 수영)·도태우(대구 중·남) 후보 등의 과거 '막말' 논란을 사전에 검증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유 후보의 의혹을 놓친 채 공천을 결정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대한 추가 부실 검증 의혹 제기가 불가피해 보인다.

숫자까지 베낀 사령관님…날조된 연구?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유 후보는 2008년 '군 조직 내 멘토링이 부하의 조직몰입과 소외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제하의 박사 학위 논문으로 경북 위덕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이 논문은 2004년 숙명여자대학교에서 발표된 이윤화의 석사 논문 '멘토링 기능이 멘토링 효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쓰인 데이터를 무단으로 인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 후보는 이씨의 논문을 참고문헌 등에 별도로 기재하지 않았다. 그는 같은해 소장으로 진급해 해병대사령부 부사령관, 1사단장을 거쳐 2010년 해병대사령관이 됐다.

유 후보의 연구표본은 멘토제를 시행하는 군 부대 장병 154명이고, 이씨의 표본은 멘토링제를 시행하는 회사 근로자 154명이다.

연구 대상은 장병과 일반 근로자로 다르지만, 설문 문항은 '경력관련·심리사회적·역할 모형 기능'으로 같았고 출처도 같았다.

유 후보가 당초 구성한 설문문항은 30개로 이씨의 문항과 같을 뿐 아니라, 두 사람의 요인분석 결과 데이터가 하나도 빠짐없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무단으로 차용한 정황은 더 짙어진다. 요인분석이란 설문문항 간 상호관계를 분석하는 것으로, 각 변수와 요인 간 상관관계의 정도를 나타낸 수치(적재량)로 판단된다.

즉, 유 후보는 이씨가 일반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데이터를 근거로 군 조직 내 멘토링이 부하의 조직 몰입감을 높인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이씨는 멘토링을 받은 근로자일수록 경력 몰입이 높다는 결과를 냈는데, 유 후보가 이씨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차용하면서 사실상 연구의 기본 골격과 결론까지 본떠온 것으로 보인다.

요인분석은 연구자가 진행한 설문이 가설을 제대로 뒷받침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으로, 이 과정이 유효하지 않다면 연구에 사용한 데이터와 결론 모두 학문적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세대학교에 재직 중인 모 교수는 "모집단이 다른데 같은 수치가 나올 수는 없다. 명백한 연구 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유 후보는 데이터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신뢰계수'도 이씨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일부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 데이터에 대한 신뢰계수도 동일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부는 위조에 대해 "존재하지 않는 연구 원자료 또는 연구자료, 연구결과 등을 허위로 만들거나 기록 또는 보고하는 행위"로, 표절에 대해서는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 또는 창작물을 적절한 출처표시 없이 활용함으로써, 제3자에게 자신의 창작물인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 강조했지만…너무 '낮은' 검증 잣대

당 공관위는 투명한 공천 심사 과정을 자부하면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공천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후보나 난교 발언 등 잦은 막말로 물의를 빚어온 장예찬 후보 등이 잇따라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부실 검증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공천 서류심사 제출 시 '부정한 방법으로 학위를 받은 적이 있다'는 자기 검증 항목이 있는데, 이는 요식행위에 불과한 셈이 된다. 공관위는 수사 기관이 아닌 만큼 피심사자의 자기 검증에 상당 부분 기댈 수밖에 없지만 논문 표절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CBS노컷뉴스에 "(논문을 쓴 지)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뭐가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르겠고 그런(베낀) 사실은 없다"며 "지금 기억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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