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파업 속 '현장' 지키는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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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키는 의사들②]
"낙수효과는 없어…그래도 폭력적 방식 안 돼"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모습. 김대한 기자진료를 기다리는 환자 모습. 김대한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환자 등진 의사 없어야"…파업 속 '현장' 지키는 의사들
②"의사는 환자 곁에 있어야"…파업 속 '현장' 지키는 의사들
(계속)


정부와 의사 간 '강대강' 대치는 현재진행형이다. 전공의와 의과대학 학생들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정부의 의대 증원을 반발했으며, 정부는 일주일째 병원을 이탈 중인 전공의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피해는 환자의 몫이 됐다. 앞서 대전에선 의식 장애를 겪던 80대가 의료진 부재 등의 이유로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목표 위해 폭력적인 방식?…난 반대"

실제 피해 사례가 등장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이 있다. 최악의 상황에 가장 애가 타는 건 환자들이라 여기며 늘어난 밤샘 근무를 묵묵히 소화하고 있다.
 
27일 전북 지역의 한 병원 필수과 의사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의대 증원도 파업도 반대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내부 분위기상 소신을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설명과 함께 익명을 부탁했다.
 
A씨는 "계속 근무를 하는 이유는 의사면 환자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내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이렇게 폭력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여러 번의 파업 사태가 발생했지만, 환자를 등지고서 문제가 해결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참여하지 않고 현장에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대 증원은 필수과 부족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 방식은 아니라고 못을 박기도 했다.
 
그는 "정부는 낙수효과를 말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정말 있다면 필수과 부족 문제는 (증원 전에)이미 해결됐다"며 "형사처벌 등 다양한 리스크가 있어 필수과를 지원하는 동료들이 없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 혜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며 "하지만 GDP 1%~2%의 저성장에 고령화 그리고 의료비 상승은 7~8%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에서 (수가 등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라북도의사회의 의사수 증원 반대 규탄 대회 모습. 김대한 기자전라북도의사회의 의사수 증원 반대 규탄 대회 모습. 김대한 기자

연이은 '당직'에 장기화 걱정…"진료 악영향"

증원도 파업도 모두 반대 입장인 A씨는 이제 장기화를 걱정한다.
 
그는 "빈자리를 다른 인원들이 도와주며 서로서로 메꾸고 있다"며 "당장에 힘든 것보다 장기화가 될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가 장기화를 우려하는 이유는 현재 상황을 뒷받침할 체력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병원 당직은 통상 오후 7시부터 오전 6시. 혹은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다.
 
A씨는 "당직을 서고 나면 피로감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또다시 일정을 소화해야 하니 지치는 것을 사실이다"며 "오래 가면 더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파업은 의사만의 문제가 아닌 병원 전체의 문제로 번졌다. 그를 통해 뒤숭숭한 내부 상황까지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의사가 아닌 파트들에서는 모두 파업을 안 하길 원하고 있다"며 "장기화되면 결국 병원 수익이 줄게 되고 그렇게 되면 페이에 대한 우려가 생기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밤샘 근무와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 속 자리를 지키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 A씨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무슨 이유를 가져다 놓아도 의사는 환자를 등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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