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020년엔 코로나가 덮쳤지만 10년 뒤에는 어떤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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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사진=연합뉴스)

 

우리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떨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19'만 보이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아니 10년, 20년 뒤를 생각하면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두려운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초저출산 사태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인 0.92명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4분기의 합계출산율은 0.85명까지 떨어졌다. 충격이다.

출산율보다 한국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출생아 수다.

우리나라에는 지난해 30만 3100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출산율이 더 떨어지지 않고 현 수준인 한해에 30만 명이 출생한다고 가정하면 2021년부터 2040년까지 20년 동안 1세에서 20살까지의 한국인은 6백만 명밖에 안 된다는 계산이다.

그 어떤 전염병이나 전쟁도 이렇게 처참한 젊은 인구 감소를 부른 예는 우리 역사상 없었다.

올해 출산율은 0.8%대로 떨어질 것이고 30만 명의 아이도 태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대책을 세운 지난 2006년부터 14년 동안 무려 185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거액을 쏟아 부었지만 세계 최악의 저출산 국가로 급전직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서형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사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배우자 김정자 씨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의 출산대책은 낙제점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생명을 빼앗아갈 수 있어 두렵게 인식한다면 초저출산 문제는 한국 사회를 송두리째 앗아가 버릴지 모른다.

코로나19의 위기는 청년들의 출산 기피 현상과 한국 탈출이라는 원치 않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그 어떤 생명체도 생존의 위기를 느끼면 현재의 거주지를 벗어나 더 안전한 그런 곳에서 2세를 낳아 기르고 싶어 한다.

한국을 떠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결혼해 아이를 낳으라고 한다는 건 넌센스다.

청년들의 일자리가 문제니, 주택이 문제니, 양육과 보육이 문제니, 교육이 너무 힘들다는 등 저출산 원인과 극복에는 백가쟁명식 의견들이 난무하고 있다.

책임의 소재가 정부의 잘못이 가장 크다느니, 지자체와 가정은 뭐하느냐는 등 이유도 가지가지다.

다 맞는 말이다.

어디에서 잘못된 것일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출산대책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잘못됐다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저출산의 원인 진단이 잘못됐으니까 정책은 당연히 틀렸음에도 역대 정부는 출산 예산만 늘리면 아이들이 많이 태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어떤 것도 실효적인 처방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고령화 대책은 그런대로 순항하고 있으나 출산대책은 실패로 귀결 난 만큼 출산 대책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할 것이다.

일례로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각 국실에 흩어져 있는 출산대책 예산과 정책을 한 군데로 묶어야 한다.

또한 결혼한 신혼부부들과 아이를 낳은 부부들을 위한 과감한 주택공급 정책이 요구된다.

아이 부양 가족에게는, 특히 두세 자녀를 키우는 가정에겐 '특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본다.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과 미혼모들에 대해서도 출산을 지원하고 그들을 위한 맞춤형 배려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젊은이들, 어린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일자리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0.78%)로만 몰려드는 인력과 자본의 집중 현상도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시정해야 한다.

입시와 노동시장에서의 과도한 경쟁 또한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만드는 한 요인임을 직시해야 한다.

그런대로 1%대를 유지하던 출산율이 1% 아래도 낮아진 2017년을,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의 남아선호 사상이 작금의 초저출산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래픽=연합뉴스)

 

현재의 초저출산은 향후 20년 이후 한국 사회가 어떤 국가적 재앙(?)에 처할 것인지를 말해준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느라 정신이 없는 대통령과 총리에게 지금 초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을 내놓으라고 다그치기엔 무리지만 정부는 기존의 틀을 완전히 벗어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예산을 책임지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발상을 전환하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결혼과 출산이 정부와 지자체들의 대책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교육과 사회 분위기 조성이 더없이 중요한 국면이다.

'한번뿐인 내 인생 즐기고 살겠다'는 것을 탓할 순 없을지라도 삶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는 것을 알려줄 의무가 기성세대와 교육자들에겐 주어지지 않았을까.

김난도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서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은 좋으나 장년 이후가 됐을 땐 인생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된 나라와 민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출산의 장벽에 부닥쳤다.

로마도 그랬다.

지금은 맞지 않지만 제정 로마시대를 연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어떤 대책을 냈는지, 참고하는 것도 나쁘진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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