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추경' 확정, 기재부 "추경은 수단, 정책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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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발표 '종합 패키지 대책' 확정과 함께 추경 편성 작업 본격화 전망
홍남기 부총리 "이제는 추경 필요, 당·정·청 협의해 가장 빠른 시일 내 착수"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 촉발로 논란이 뜨거웠던 추경 편성 여부의 가닥이 확실하게 잡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바로 다음 날인 24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추경예산 편성 검토'를 정부에 주문했다.

여당이 추경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이와 관련해 야당과 의견 접근을 이룬 데 이어 대통령이 직접 추경 편성 검토를 주문하면서 '코로나19 추경'이 확정된 셈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오후 늦게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 이제는 추경을 편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주무 부처인 기재부 반응은 의외로 차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경 편성 검토 발언 직후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기재부 확대간부회의가 열렸지만, 추경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도 홍남기 부총리는 "방역 지원과 관련된 기정예산과 예비비는 소요 발생 즉시 신속하고 충분히 지원될 수 있도록 최우선 조치하라"고 말했다.

'기정예산 신속 집행'과 '예비비 활용'을 우선시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대신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피해 극복 지원 및 경기 보강을 위해 검토해온 정부 차원의 '종합 패키지 대책'을 조속히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홍 부총리는 "1분기 경제 상황과 흐름이 매우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사태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재정 조기 집행' 그리고 '100조 투자 프로젝트 진행'과 더불어 '(종합) 패키지 대책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대통령의 추경 편성 검토 주문에도 홍 부총리가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에 관한 언급은 없이 종합 패키지 대책을 강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와 관련해 기재부 관계자는 "중요한 건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정책과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 정책과 사업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 예비비이고 추경"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경기 파급 영향 최소화에 가장 효과적인 정책과 사업을 먼저 결정한 뒤 예비비든 추경이든 필요한 예산 확보 수단을 따지는 게 순서라는 얘기다.

이르면 오는 27일쯤 발표될 종합 패키지 대책에는 지난 연말부터 모처럼 피어나다 코로나19 사태로 사위고 있는 경기 회복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대책이 망라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사태 피해 업종과 업체, 사업자 지원부터 내수 진작을 위한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소비쿠폰' 발행 그리고 수출 회복 대책 등이 거론된다.

이번 사태는 '미증유'라는 수식이 붙을 정도로 아주 심각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집행에 기정예산과 예비비를 훨씬 넘는 예산 소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이번 주 종합 패키지 대책을 확정해 발표하면서 필요 예산 확보를 위한 추경 편성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 규모와 관련해서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정부 안이 11조 8000억 원이던 것과 견줘 이번에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하지만 당시 11조 8000억 원에는 국세수입 결손 보전을 위한 '세입경정' 5조 6000억 원이 포함됐다.

2015년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한 날짜는 7월 6일. 그때까지 국세수입 상황을 고려하면 애초 예산보다 5조 6000억 원이 덜 걷힐 것으로 판단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 '1분기 추경'의 경우 연간 국세수입 결손을 전망하기는 이른 시점이어서 세입경정이 들어가더라도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번 코로나19 추경은 명목 규모상으로는 외려 '메르스 추경'보다 작을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2015년 메르스 추경안 중 실제 '메르스 대응 및 피해업종 지원' 예산은 2조 5000억 원뿐이었다는 점을 들어 코로나19 추경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종합 패키지 대책은 코로나19 방역과 피해업종 지원뿐만 아니라 내수와 수출 진작 등 경기 부양에도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게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전례 없는 강력 대응'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점도 이번 추경과 메르스 추경의 단순 비교를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가 얼마나 빨리 코로나19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지도 관심이다.

추경 효과와 코로나19 대응 시급성 등을 고려할 때 추경안 국회 통과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게다가 추경에 부정적이던 미래통합당까지 상황 악화와 여론을 의식해 추경 협조로 돌아선 마당이다.

'1분기 추경'이 가능하려면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다음 달 17일 안에 국회 의결이 이뤄지는 게 이상적이다.

2015년 메르스 추경안은 그해 5월 20일 메르스 최초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 보름여 만인 7월 6일 국회에 제출됐고 그로부터 18일 만인 같은 달 24일 의결됐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부총리는 24일 페이스북에 "당·정·청 협의를 거쳐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착수, 속도감 있게 검토를 진행하고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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