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신천지, 대구·청도에 코로나 '폭탄'…우린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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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칼럼]
교계에선 "하나님이 신천지를 심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스와 메르스 때도 청정지역이었던 대구시와 경북 청도군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해 도시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1일 오전 시민들에게 가급적 외출·이동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시민들의 이동과 외출을 자제시키지 않고서는 전국으로 퍼지고 있는 지역감염을 막을 길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발원지인 중국 우한과 직항편도 없고 서울과도 멀리 떨어진 대구와 청도가 코로나19에 폭격을 맞으리라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날 오후 5시 발표한 코로나19 확진자 48명 가운데 46명이 대구신천지 관련 환자들이다.

이날 집계된 가운데 80여명이 신천지 관련자들이다.

대구신천지 신도 가운데 544명이 바이러스 증상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확진 환자는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에서만 코로나19 환자가 156명이다.

신천지가 대구와 경북지방에 코로나19 폭탄을 터트렸다고 볼 수 있다.

신천지 신도들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청도와 대구를 대거 방문한 것이다.

청도군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대구신천지 신자 10명이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고향 경북 청도군 현리마을 노인 26명에게 이·미용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청도군 현리 마을은 신천지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총회장(교주)인 이만희씨의 고향이다.

청도는 이만희 교주 부모의 선산과 친인척이 살고 있는 곳으로 신천지 신도들에겐 3대 성지로 신천지 신도들에겐 순례지로 꼽힌다.

나머지 두 곳은 신천지 총회본부가 있는 경기도 과천과 계룡산 국사봉이다.

평소에도 성지 방문이라며 청도를 자주 찾는 신천지인들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이만희 총회장의 친형 장례식에 대거 참석했다는 것이다.

장례식은 시골 병원에 지나지 않은 청도대남병원이었다.

이만희 총회장의 장례식 참석 여부는 신천지인들이 쉬쉬하는 바람에 아직까진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신천지의 전국 12개 지파 간부들이 참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장례식에는 신천지 중국 현지 신도들이 참석했거나, 중국 현지를 방문한 신도들이 다수 갔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장례식장에서 대량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슈퍼전파자로 파악된 31번 확진자가 이달 초 청도 대형 사우나를 방문한 것까지는 확인됐으나 무엇 때문에 청도를 찾았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한다.

청도 대남병원 간호사 등 의료진 5명을 포함해 15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조현병을 앓던 60대 남성이 숨지는 등 대남병원에서만 1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이만희 총회장 장례식과 코로나 확산의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31번 환자도 누군가에 의해 감염됐을 수 있다"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청도 대남병원을 통해 대구신천지로 퍼졌다는 설명이다.

서울시가 서울 소재 이단 신천지 집회장 폐쇄 조치를 내린 21일 서울 신천지 영등포 집회장. (사진=박종민 기자)

 

결국 이만희 형의 장례식이 신천지 대량 감염의 진원지 역할을 했으며 코로나19의 숙주가 배양돼 전국으로 퍼트린 곳이 대구신천지가 되는 셈이다.

코로나19 초기 확산에 잘 대처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금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은 신천지 때문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3명의 확진자를 퇴원시키며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던 광주에서는 베드로지파 전도사 등 3명이 대구신천지를 방문한 이후 확진자로 판명나면서 광주 베드로성전을 폐쇄하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신천지도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세간의 표적이 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이만희 총회장이 이날 '특별 편지'를 발표한 것은 싸늘하다 못해 악화된 여론과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것이었지만 그 흔한 '죄송하다'는 말도 없다.

이만희 교주는 편지에서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 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오죽했으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반발과 파장을 무릅쓰고 신천지 집회 장소와 시설을 폐쇄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을까.

기성의 교회들은 신천지의 폐쇄성과 특이한 예배, 반사회적이고 파괴적인 포교, 집단적 단체 행동 등 그들만의 특이한 행태에 대해 이단을 넘어 사이비 종교단체라고 판단한다.

한 목회자는 "하나님이 사이비 신천지를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심판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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