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말썽많은 美대선 예비선거 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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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투표용지 33명 대통령 후보자 난립
트럼프 지지자들 빨간모자 깔맞춤 등장 눈길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시 웹스터 스쿨에서 진행된 2020 대선예비선거 투표장. 왼쪽 131라고 적힌 곳이 투표장 출구다. (사진=권민철 특파원)

 

현지시간 11일 아침 6시부터 시작된 미국 뉴햄프셔주 대통령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웹스터 스쿨에는 영하의 기온에 진눈개비가 내리는 짓궂은 날씨였지만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메우고 있었다.

사전에 각 당에 등록한 유권자들이 인적사항을 확인받은 뒤 해당 정당의 투표용지를 부여 받고 투표소에 들어가 비밀투표를 한 차례 했다.

일주일 전 아이오와 주에서 치러진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2차로 나눠 진행한 공개투표와는 또 달랐다.

사전에 등록하지 않은 무당적 유권자들은 현장에서 공화당 또는 민주당 투표용지를 선택해 역시 비밀투표를 했다.

우리의 대통령 선거와 비슷하게 매우 정적으로 진행됐다.

코스스와 달리 투표용지에 후보자의 이름을 쓰지 않고 인쇄된 OMR로 보이는 명부에 검은 색깔을 입혀 넣는 방식이었다.

따라서 코커스와 달리 개표 시비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투표용지에는 33명이나 되는 대통령 후보자 명부가 인쇄돼 있었다.

1000달러의 등록비만 내면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는 뉴햄프셔주만의 투표 제도 때문에 후보가 난립한 것이다.

대선 '후보' 자체에 의미를 두고 출마를 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투표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팡이를 앞세운 나이든 유권자들부터 젊은층 유권자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유권자들이 차분히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다.

하지만 유색인종과 흑인 유권자들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시 맥도나휴 스쿨에서 진행된 2020 대선예비선거 투표장. 빨간 모자를 쓴 트럼프 지지자가 투표를 하고 나온다. (사진=권민철 특파원)

 

대신 간간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상징인 빨간 모자를 쓴 유권자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투표소를 빠져나오는 유권자들에게 언론사 기자들이 마이크를 대니 주저 없이 누구를, 왜 찍었는지 견해를 표명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유권자 피터 와클란은 피트 부디지지를 찍었다고 공개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게이라고 선언한 사람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것은 반드시 도움이 되며, 나라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남성 유권자는 버니 샌더스에게 표를 줬다고 했다.

그는 "버니 샌더스는 지난 민주당 예비선거 때 피해를 봤다"며 "버니가 미국의 시스템을 다 갈아 엎을 것"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보였다.

예비선거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유권자들은 본선거와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을 보기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가브리엘 로사는 "예비선거이긴 하지만 지지 후보를 최종적으로 결정해 의견을 표현하는 일이라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투표는 뉴햄프셔주내 10개 카운티 221개 타운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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