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결국은 '쩐의 전쟁'…정당의 가치는 무엇인가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뉴스듣기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오늘의 핫뉴스

닫기
한국, 비례정당 위해 조훈현 '이례적' 제명
미래한국 교섭단체되면 최대 90억 국고보조금 수령
호남계 3지대 통합 서두르는 것에도 보조금 무관하지 않아
15일 전 통합시 3억 추가…200억 확보해 총선 치를 수 있어
세 불리고 자금 늘려 의석 얻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인지 되돌아봐야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네이버채널 구독
지난 6일. 자유한국당이 자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인 조훈현 의원을 제명했다.

한국당 원내대변인인 김정재 의원은 "제명이 처리됐고, 아주 분위기가 좋은 그런 제명이었다"고 의원총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제명'(除名)이란 조직이 구성원의 자격을 강제로 박탈하는 행위인데 '분위기가 좋았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한국당 의원들이 조 의원의 제명을 의결한 것은 조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지 않은 채 한국당의 위성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으로 이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미래한국당의 대표로 추대된 한선교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라 탈당과 입당을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비례대표인 조 의원은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니 의원직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해 같은 당 의원들이 조 의원 제명안에 일제히 찬성표를 던진 것이다.

'2중대' 정당에 의원을 몰아주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부분 도입으로 비례대표 의석수 확보가 쉽지 않아진 한국당은 미래한국당에 의원을 몰아줘서 원내 3당을 만든 후, 한국당의 이름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아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명부에서 '기호 2번'을 받게 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한국당의 이같은 움직임에는 최대 90억원대에 이를 수 있는 미래한국당의 국고보조금도 연관돼 있다.

정부는 정당에 매 분기마다 경상보조금을, 선거 때 마다 선거보조금을 지급한다.

최근 원내 교섭단체 자격(국회의원 20명 이상)을 상실한 바른미래당이 계속해서 비교섭단체로 남아있고 한국당의 수혈로 미래한국당이 1/4분기 경상보조금 지급 기준일인 오는 15일 이전에 교섭단체가 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20억원 안팎의 경상보조금과 70억원 이상의 선거보조금을 받게 된다.


선거를 겨우 70여일 앞두고 탄생한 신생 정당이 90억원대의 국고보조금을 한 방에 얻어가게 되는 셈이다.

바른미래당이 통합을 통해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하더라도, 미래한국당이 교섭단체만 된다면 70억원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니 손해 볼 일은 아니다.

이같은 모습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이 추진 중인 호남계 제3지대 통합 움직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호남계 통합을 함께 진행 중인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을 향해 "늦어도 12일까지"는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며 시점을 못박았다.

과거 국민의당에서 한솥밥을 먹던 세 당이지만 이제 겨우 통합 논의를 시작했는데 불과 수일 내에 등록절차까지 마무리를 하자는 것은 오는 15일이 경상보조금 지급일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지난해 4/4분기 경상보조금 지급 당시 28석이던 바른미래당은 25억2000만원을 수령했다. 6석으로 6억9000만원을 받은 정의당의 3.7배 가까운 수치다.

15일 전까지 통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평화당의 보조금을 각각 다 합해도 3~4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손해 보게 된다.

이들 당내 일각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지만 총선을 앞두고 한 푼이 아쉬운 시점에 3억원이라는 돈은 적지 않은 돈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제3지대 관계자는 "어떤 당은 당직자 월급도 제대로 주기 어려워서 실업급여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호남계 3지대 통합에 가속도를 붙인 것이 '바른미래당 내에 있는 100억원'이라는 얘기도 나오는데 수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어떻게 아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3당 통합이 이뤄지면 통합 신당은 현재 보유 중인 자산과 경상보조금, 선거보조금을 합해 약 200억원 가량의 자금력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된다.

바른미래당이 통합 마무리 후 적절한 시점에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을 제명해 탈당을 허용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더 이상 보조금이 걸림돌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 조직."

정당법이 규정하고 있는 정당의 의의다.

어떻게든 이합집산을 통해 당의 세를 불림으로써 더 많은 보조금을 받아내고 이를 통해 다음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하려는 것이 '국민을 위한 책임 있는 정치적 주장'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추천기사

많이 본 뉴스

상단으로 이동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유튜브

다양한 채널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제보 APP설치 PC버전

저작권자 ©CBSi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